우동 면발, 옆구리 터져버려쓰

#갑자기? #운동대신우동을달라 #마라탕 #마라샹궈는??

by 이경



안녕 !




다음 주부터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어.

아무 생각 없이 1회 체험만 하려고 간 거였는데 손이 바닥에 닿는 영험함을 보여주겠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따라 했는데 진짜로 손이 바닥에 닿았지 모야.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6개월권을 결제했더라고.


인바디 검사를 했는데 근육량이 높다는 거야.

이건 타고난 거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제가요?? 그럴 리가 없는데...”


일단 근육량은 높기 때문에 체중 감량을 2달 동안 하고, 그 뒤부터는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 운동만 하면 된대.


흠, 결국은 건강하게 먹고 싶은 거 먹으려고 운동하는 거잖아??

집에 걸어오면서 생각했지.

내 몸에서 부족한 것은 근육량이 아니라

마음의 근육 아닐까, 하고.

매일 누워만 있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는 일이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거든.

사실 마음만 제대로 따라와 준다면 다음은 일도 아니잖아.

뭐, 어쨌든 운동의 시작으로 원치 않았던 밀가루 옆구리가 터져버려쓰.

거기엔 우동도 포함되어 있는데

쌤이 아주 단호하게 밀가루는 안 된다고 하셨지.

(선생님은 밀가루가 싫다고 하셨어, 선생님은 우동이 싫다고 하셨어...)

2달만 잘 참아보자고 하셨는데

네?? 그게 무슨 우동 옆구리 터지는 소리세요??라고 말할 뻔.

어쩐지 이번 주에 그렇게 우동이 먹고 싶더라니.

그게 우리의 마지막 식사가 될 줄이야.

우동 일 한 치 앞도 모른다더니.


그런데 생각해 보면 늘 그랬던 것 같아.

원하는 한 가지를 얻기 위해선

손에 쥐고 있는 한 가지를 내려놓아야 하는 거지.

나는 양손잡이라 양손으로 먹기가 가능하지만,

실생활에선 그 권법이 잘 먹히지 않더라고.

밥을 먹으면서 떠나가는 사람을 앙 붙잡을 수 없는 것처럼. 어느 한쪽은 자연스럽게 힘이 스르르 빠질 수밖에 없어서 밥을 먹든, 누군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든 둘 중 하나만 해야 한다는 거지.


왜 항상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하는 걸까? 항상 얻기만 해서 잃거나 포기하는 건 없었으면 하고 바라는데 말이야.


물고기 뱃속에 갇힌 요나처럼.

나올래? 거기 있을래??


그래, 결심했어라는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이 미로 속에서 아무리 열심히 선택을 한다 한들

결국 나가는 길은 하나의 길밖에 없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잖아.


이것만은 이것의 옆구리만은 터트리지 말아 주세요.

간절하게 기도하는 순간, 그것의 옆구리는 반드시 터진다.

그래서 원하는 것일수록

간절함을 없애면 소중한 것의 옆구리는 지킬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 옆구리는 점점 더 가까워진다.

뭐,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고.

그 언젠가는 오지 않을 수도

올 수도 있으니까.


그때까지 각자의 옆구리를 잘 사수하도록 하자.

빼앗기기 전에 줘버리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

네네, 아~

우동 옆구리요??

문제없죠,

자, 어서 가져가세요. ^-^




[터져버린 파우치의 파복을 빕니다(기도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