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llaluna>
Title: <Stellaluna>
Author: JANELL CANNON
PUBLISHER: CALRION BOOKS (1997년 발행)
FIRST PUBLICATION(초판):1993
과일박쥐 엄마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스텔라 루나 Stellaluna라는 이름을 지어주고는 늘 가슴에 품고 먹이를 찾아다녔다. stella는 별이고 luna는 달(혹은 달의 여신)이니 아기 과일박쥐를 바라보는 엄마 박쥐의 마음과 사랑을 알 수 있다. 별과 달은 밤의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두 축이다. 야행성 동물인 박쥐에게 가장 밝은 존재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길이자 가장 경이로운 대상일 터이다. 얼마나 예쁘고 얼마나 소중하면 '별과 달'이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어느 날 밤 엄마 박쥐가 스텔라루나를 품고 과일을 찾아 비행하고 있었다. 돌연 밤의 무법자 부엉이가 그들을 공격했고 엄마 박쥐는 필사적으로 벗어나려 했으나 부엉이는 스텔라루나를 공격했다. 날개를 다친 어린 스텔라루나는 추락했지만 다행히 평범한 새 둥지에 떨어졌다. 그곳에는 이미 아기 새 세 마리가 살고 있었고 어미 새는 낯선 아기 박쥐, 스텔라루나를 받아들인다. 이때부터 이들의 좌충우돌 동거가 시작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아기 새들과의 생활이 가능하기는 할까.
작가 자넬 캐넌(1967~)은 미국의 어린이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미네소타 출신으로 도서관에서 일하다가 아이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직접 그림책을 만들었다. <Verdi 베르디>, <바퀴벌레 삐딱 날개> 등의 작품을 보면 흔히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생물을 다른 시각에서 다룬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그저 인기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특정 생물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편견을 없애고 각각 생물에 대한 존재 가치를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단순히 '모든 생물은 소중해'라는 상투적인 교훈으로 독자를 강제로 끌고 가지 않는다. 생물의 특징을 잘 포착해 보여주는 동시에 플롯 사이사이에 박힌 유머가 어느새 독자들의 마음을 열어 혐오나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친근한 친구나 이웃을 대하듯 편안해지기도 한다. 보통의 새라면 당연히 벌레가 고단백질의 훌륭한 먹이겠지만 과일 박쥐에게 이런 먹이는 감당하기 힘든 음식일 수 있다. 본의 아니게 입양되다시피 한 스텔라루나가 위탁 어미 새의 배려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본능에 따라 거부했을까?
"오래지 않아 스텔라루나는 다른 아기 새처럼 지내는 법을 배웠어요. 낮 시간 내내 깨어있고 밤에는 잠을 잤지요. 맛이 별로였지만 벌레도 먹었어요. 하지만 스텔라루나는 여전히 거꾸로 매달려 자는 자세가 좋았어요.
한 번은 어미 새가 돌아왔을 때 호기심 많은 아기 새들이 스텔라루나를 따라 거꾸로 매달려 있었지 뭐예요."
본문 중에서
낮에 활동하는 새들에게 영향을 받은 건 스텔라루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작고 단단한 두 발로 매달려 자는 본능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던 스텔라루나를 보고 따라 하는, 함께하는 다른 아기 새들은 그렇게 스텔라루나의 형제가 되고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자신은 비정상적인 새의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점점 의기소침해지고 새로운 환경에 맞추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스텔라루나는 그렇게 낮새의 일부로 살아갈 것인가. 밤새가 아닌 낮 새로 살 수 있을까.
달라도 너무나 다른 존재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잠시 어울릴 수는 있지만 진심을 나누고 오랫동안 인연을 맺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스스로 확신할 수 없었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섞이지 못할 듯한 존재들이 어떻게, 무엇 때문에 함께하고 닮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박쥐는 흡혈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주 보지 못해서, 잘 몰라서 두려운 동물이 있는 독자라라면 자넬 캐넌의 <스텔라루나>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강도가 그리 세지 않을뿐더러 따뜻하고 세밀하면서도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가 있는 그림을 감상할 기회를 만날 수 있다.
Stellaluna저자 Cannon, Janell출판 Harcourt Big Books발매 199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