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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Feb 13. 2024

'가장 우울한 나라'를 듣고2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신경 끄기의 기술'> [출처] 오피니언/조선일보




부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고 2


참고 자료: 유튜버 MARK MANSON의 영상과 그의 통찰(제목: I traveled to the Most Depressed Country in the World)




지난주에 올린 글 가운데 신문 기사 오피니언 란을 읽고 쓴 단상이 있었다. 나는 신문을 매일 꼼꼼히 챙겨 보는 편은 아니기에  읽고 필사 후 간단히 의견을 적고 나면 그대로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스크랩의 경우 내내 마음속에 남아 궁금증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도대체 마크 맨슨은 왜 한국이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했을까? 뭐, 일부러 우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유교와 자본주의의 부작용이 한국에서 일어난 것처럼 말을 했을까? 그냥 흥미로운 여행 탐방기였나? 혹시 내가 오해를 하는 것은 아닌가? 그의 영상에 대한 경제 전문가의 평이 과연 신빙성이 있었는지, 똑같은 정도의 충격으로 내게 다가올지 유난히 궁금했다. 가끔 우리도 그러지 않나? 내가 아는 나와 타인이 이해하고 있는 나, 타인이 바라보는 나를 궁금해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어떤 유명인은 자신의 이름으로 스스로 검색해 평이나 이미지를 확인해 본다는데 비슷한 심리이지 않을까 싶다. 외국의 유명 작가의 한국에 대한 요즘의 시선을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관련 영상은 약 25분짜리의 짧지 않은 내용이 담겨 있다. 보통 10분 이상 되는 경우 부담스러워 초반 5분 정도만 들어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듣다 보니 묘하게 그의 발자취와 연구 과정, 의견 등이 무척 흥미로웠고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자국 문화, 사회에 대한 외부의 관찰 (outsight) 및 생각을 들을만한 사람이었다. 아직 책은 읽지 않았지만 중간에 입버릇처럼 나오는 욕(f 단어)이 그렇게 상스럽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그가 한국의 아픔과 문제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영상은 우선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Chapter 1 : (한국) 사회적 압박, 전쟁, 비디오 게임, 스트레스


Chapter2 : 모순 contradiction(발전의 이면)


Chapter 3: 우울증 depression


결론 및 마무리 :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며 느낀 것들, 감정, 조언



1장에서는 소제목대로 놀라운 한국의 활약상을 현대적 파노라마로 보여주면서 90년대 스타 크래프트를 비롯한 e-sports의 강국이 된 배경을 알아본다. 이를 다루면서 그는 먼저 한국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근대에 한국에서 중요한 두 가지 큰 사건은 일제 치하에서의 고통과 같은 민족끼리 싸워야 했던 한국 전쟁을 다룬다. 한국의 눈부신 발전, 성공에의 집착은 일종의 적자생존이지 우월한 민족으로 남을 누르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노예나 다름없던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은 살아남기 위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달려야만 했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각 분야의 활약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경제, 스포츠, 한국 드라마, 영화, 문화 등 이미 많이 알려진 한국의 발전상을 먼저 보여주지만 이내 우리의 뼈아픈 부정적 통계를 바로 들이대며 실질적인 자료, 뉴스 등 객관적 근거를 제시한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자살률 1위, 특히 노인 자살률 1위를 언급할 때는 왠지 모를 먹먹한 기분에 덩달아 슬퍼졌다. 우리도 언젠가 모두 노인이 될 테고, 우리의 부모, 자녀 구분 없이 결코 관련 없는 집단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처음부터 종종 나오는 한국인 젊은 심리 전문가님과 대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한국 사회를 자세히 알려주면서도 MZ 세대(GEN Z)를 대변하는 듯한 대답은 세대와의 갈등과 이해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3장에서는 한국인이라면 정말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 나온다. 1,2장은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역사에 치중되었지만 3장은 한국인의 우울함을 다루며 일반적 원인을 들며 한국의 사례와 더불어 차근차근 분석해 나간다. 


  작가는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울함의 원인은 대개 비슷하지만 특히 한국의 우울함은 다음과 같은 배경에서 짚어 나간다. 



              건강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기관의 부족              




특히 2번 스트레스를 다루며  세대불문하고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게 팽배해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한 예로 자신은 많은 나라를 방문하며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 다양한 인터뷰를 하는데 일반적으로 한 시간 남짓이지만 한국에서는 몇 시간은 기본이고 한나절 이상 걸린 경우고 많았으며 정말 일 중독에 가까운 나라라는 것에 놀랐다고 했다. 그 근본적인 이유로 오랫동안 한국의 문화에 영향을 끼친 유교사상과 자본주의의 영향을 들었다. 두 사상, 이론은 장점이 많은 좋은 사상과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빨리 발전해야 했던 한국은 유교의 단점과 자본주의의 단점을 수용하고 장점은 저버리는 실수를 범했다고 보았다. 물론 처음에는 그 반대였을 것이다. 하지만 생존의 압박과 관계 속에서 한국인은 노력을 엄청나게 하는데도 행복하지 않고 보상받지 못하는 모순에 직면한 것이다. 



가령 유교의 가족주의와 공동체주의, 더불어 사는 삶, 덕의 실행은 너무나도 좋은 개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점점 개인주의화되고 있으며 세대 간, 집단 간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추세라고 보았다. 자본주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를 창조하여 나라는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졌지만 자본주의의 폐해인 물질 지상주의와 화려함만을 추구하며 사람을 소모품화 하는 일 또한 벌어졌다. (이 말을 들을 때 선량하고 성실한 청년 일꾼이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생각났다) 설상가상, 자본주의의 장점에 속하는 개인주의(여기서 개인주의는 이기적인 속성이 아니라 개인 한 명 한 명의 인격과 개성을 존중하는 속성을 말하는 듯했다)와 자기표현을 등한시하게 되었다. 가족을 위한 희생, 속한 집단과 국가를 위한 희생이라는 명목으로. 물론 이 말은 일리가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는 생각한다. 앞서 그가 언급했듯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과 최빈국, 약소국에게 주어진 기회나 선택지는 거의 없었기에 부모 세대가 잘못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누리는 행복과 권리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의를 위해 희생한 부분 또한 존재하며 이미 굳어져 버린 사회적 잣대와 압박으로 우리는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을 겪고 있다. 



그의 마지막 5분 또한 진심 어린 조언으로 한 번 생각해 볼 만했다. 먼저 그는 한국에서 알게 된 모든 단점, 모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I fucking' love Korea", he said) 분명 한국은 멋지고 사려 깊으며 편의점에서 돈을 건넬 때의 예의 바른 인사가 참 기분 좋게 하는 문화의 나라라고 말한다.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지만 서로의 차에 흠집을 내지 않으려고 붙이는 파란색 스티로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이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솔직한 태도, 고뇌와 힘겨운 싸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들려주는 모습에서도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한국의 진정한 에너지이고 지금까지 한국을 발전하게 한 진정한 힘, super power라고 말이다. 한국이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히 놀라운 경제력, K-pop의 세계적 영향력뿐만 아니라 그 '회복력(resilience)'이라고 보았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정말 드물고 특별한 한국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끊임없이 투쟁하고 이겨낸 민족인 만큼 이제는 다른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그의 조언도 있었다. 지금까지 밖으로, 살아남아야 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우리의 안을 들여다볼 때라고. 우리의 우울한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개인의 나약함이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우리 공통의 도전 과제로 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분명 존재하는 삶의 문제이고 수많은 갈등과 우리가 외면했던 편견을 극복해 나갈 기회지 않냐고.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감정과 내면, 문제에 대해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음에 더욱 나은 한국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나도 모르게 영상의 마지막까지 보고, 듣고 생각하면서 좀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좋았다. 시간이 지나 바쁜 일상에 또 파묻히기 전에 한 번쯤을 이런 기록으로 좀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직접 화제의 영상을 보니 단순히 자신의 영상 조회 수를 올리려는 상술로 보이지만은 않았고 앞으로라도 나를 비롯해서 가족 안에서, 이웃 안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가짐에서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지금보다는 서로 무작정 비난하고 이해가 안 간다며 울분을 터트리는 일을 점점 줄지 않을까.



마크 맨슨의 한국에 대한 기대이자 소망,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마지막 말을 다시 생각해 본다. 


  'They'll find a way!'


* 관련 기사:오피니언 기사 문제의 영상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면 Mark Manson 혹은 제목 I Traveled to the Most Depressed Country in teh World를 치면 된다.  







그냥 주요 내용만 들어보자 했는데 의미심장한 내용과 자료, 통찰력이 챕터별로 워낙 다양해서 영상을 중간중간에 멈추고 내용별로 요약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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