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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우린 모두 꽤 괜찮은 사람이다.

"네? 제가요?"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했다. 
            


“넌 추진력이 있어. 뭐든 결심한 건 뚝딱뚝딱 해내잖아”
“눈이 다른 사람보다 반짝거리는 편이에요. 
지금 눈썹이 두꺼운 편이라 좀 더 얇게 손질해서 눈이 더 부각되게 하면 좋겠어요”
   
최근 나의 외적, 내적 이미지를 체크해 볼 기회를 자주 가졌다. 
   
나는 내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밋밋한 눈을 가졌다고 생각해 늘 짙은 쌍꺼풀이 진 큰 눈을 부러워했고,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지나치게 신중하고 생각이 많아 추진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내가 바라보는 나는 
이렇게 부족한 것 투성이인 찌질한 사람인데,
남이 바라보는 나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가만히 보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매우 인색하다.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사람들 중에도 자기 장점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남이 가진 것만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똑 부러지게 일을 잘할까? 
말을 저렇게 잘하다니, 참 부럽다.
활발하고 친화력 있는 성격 덕분에 인맥도 넓고, 좋겠다.
긴 머리가 잘 어울리는 청순한 이미지, 나도 저 사람 같았으면.. 
   
남을 부러워하다 보면,
‘난 왜 이렇게 사나’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지고
깊고 깊은 우울함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다 
결국 지쳐 쓰러진다.
다시 일어나 찌질한 나를 사랑해주기까지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부러움의 저주에 걸려 우울할 땐,
나도 몰랐던 근사한 나를 만나야 한다


등에 붙은 매실 장아찌를 알아봐 줄 사람,
다시 말해, 내가 가진 장점을 알아봐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후르츠 바스켓>에서 
토우루와 쿄우가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사람의 멋진 점이 주먹밥의 매실 장아찌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 매실 장아찌는 등에 붙어 있을지도 몰라. 세상 사람 누구나 등에 여러 가지 모양, 여러 가지 색과 맛의 장아찌가 붙어있지만, 등에 붙어 있는 탓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 그래서 '나한테는 아무것도 없어. 새하얀 쌀 밖에 없어...'라며 슬퍼하지. 사실은 등에 매실 장아찌가 붙어있는데도 말이야. 

누군가를 부럽다고 생각하는 건, 타인의 등에 붙은 매실장아찌가 내 것보다 더 잘 보이기 때문인지도 몰라.

나한테도 보여. 쿄우 군의 등에 있는 멋진 매실 장아찌가.”
   
우리가 누군가의 장점을 보며 부러워하듯,
누군가는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무언가를 높이 평가하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친구들에게 나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을 때,
“넌 힘을 북돋워줘. 고민이 있고 힘들 때 널 만나면 다시 힘을 내게 돼”라는 대답이 적지 않았다. 나 역시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인지라, 그저 들어줄 뿐 그들의 답답함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지 못하는데 왜 그들은 그런 말을 했을까 고민해봤는데, 최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넌 성실하니까 잘 할 거야"
“넌 감각이 남다른 것 같아. 너만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너의 유쾌함이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
   
그들이 보지 못하는 등 뒤에 붙은 장아찌를
내가 살펴봐주고 말해줌으로써, 
보이지 않는 장아찌를 조금씩 떼어내 맛볼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  이것이 그 이유였다.

나역시 내 등 뒤를 살펴봐주는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내가 어떤 맛과 모양의 장아찌를 가졌는지 알아가고 있다

때때로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가 한 없이 작게 느껴질 땐
서로의 장점을 알아봐주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자. 
분명 우리 모두 각자의 등 뒤에 멋진 장아찌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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