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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기자 Jul 01. 2021

아이들은 순간만 산다

모든 것이 그냥 그것으로 사는 아이들

"지금까지 많이 놀았잖아, 내일 더 놀까?"

"어제 감자전 먹었잖아, 오늘은 다른 거 먹을까"

"내일 어디 가잖아, 오늘은 집에 가자"


"난 지금 하고 싶어, 지! 금!"



아이들은 순간만 있는 존재다. 과거와 미래가 없고 현재만 있다.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처럼 순간만을 집중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엄마에게는 아이의 삶이 그저 부럽다.


아이들에게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다. 지금이라는 것 밖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매 순간을 살아간다. 그래서 아이에 그 순간순간은 찬란하고 빛나는 걸까? 지나간 것을 생각하거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서 지금 이 순간에 쏟아붓는다.


시간이라는 개념이 형성되고, 과거라는 것이 겹겹이 쌓이고 알지도 못하는 미래를 걱정하며 짊어지는 어른이 되면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어른에 삶에 비해 아이들은 가볍다. 마음에 짐도, 고통에 짐도, 불안에 짐도, 즐거움에 짐도, 행복한 짐도... 다 없다. 그냥 그 자체로 그것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순간이 다르고, 매일이 신기하다. 아이들에게는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어제 본 것이 오늘은 다르고, 내일 할 것도 오늘은 다르다. 아이를 보고 있는 나 역시도 매번 참 새롭다.


지금만 존재할 것 같은 아이도 어느새 자라 과거와 미래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득문득 아이는 과거에 기억을 끄집어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 그때 그 순간에 감정을 떠올려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또 미래에 관해서도 이것저것 생각하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도 점점 나이를 먹잖아. 점점 늙어가는데 늙으면 아프고 그러다 죽겠지. 그럼 난 엄마 없는 아이가 되는 거야? 난 너무 슬플 것 같아.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가끔은 마녀 키키(지브리 만화)나 옆집 언니처럼 다 커서 엄마와 독립해 사는 것이 벌써부터 슬프다고 한다. 엄마랑 쭉 같이 살고 싶다는 이야기도 한다.


5살이 되더니, 아이에게 아주 급작스럽게 과거와 미래가 다 만들어진 것 같다. 계속해서 순간만 살기를 바라면, 그건 엄마 욕심이겠지. 아이는 그렇게 쑥쑥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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