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떠난 강아지의 유골을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역시나 엉엉 울었다. 내가 울 때마다 엄마는 '그만 울라고 했지' 하면서 다그치는데 오늘은 나도 짜증을 냈다. 애초에 운다는 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울음은 우울에서 올 수도 있고 기쁨이나 분노 같은 다른 감정과 상황에서 올 수 있다. 여러 상황들은 수없이 갑작스럽게 뒤바뀌어 나를 덮친다. 사실 오늘은 강아지가 떠난 지 49일이 되는 날이어서, 가지고 있던 유골을 오늘은 자연으로 보내주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기분이 울적했고 출근길에는 울기도 했다. 그래서 막상 보내줄 때에는 덤덤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별 앞에서 덤덤해지기 까지는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약을 먹지 않은지도 꽤 됐다. 나는 우울증과 조울증 약을 먹는 내내 불행했다. 조울증 약을 먹은 몇 개월은 내 삶에서 최악의 시기를 달렸다. 나는 병을 고치려고 약을 먹었던 게 아니라 스스로를 더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었던 것 같다.
신기한 것은 약을 먹지 않음에도 곧잘 지낸다는 것이다. 잠도 오히려 잘 잔다. 그동안 먹은 약의 잔여물들을 온몸에서 빨리 없애버리고 싶다.
나는 사실 애초부터 이 병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아마 평생 안고 갈 문제일 것이다. 다만 더 이상 약물로 나를 괴롭히고 싶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먹었던 시간들을 후회한다.
엉망진창인 몸과 마음으로 최근 몇 개월을 보내고 있다.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 전보다는 내 상황들이 나아지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