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물건이 말해주는 '나'라는 사람
어떤 물건을 남길지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보인다?
물건을 정리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했지만 얘는 절대 못 버리겠다싶은 물건들이 하나씩 보입니다. 그러면서 깨닫는 것이죠. 아 내가 생각보다 이런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것들이요.
저의 경우는 랜턴과 전등이 그랬습니다. 사실 저도 전등을 쓴지는 약 만 3-4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고 그러면서 국내에 아이케아(IKEA)가 들어오고, 국내에도 한창 가성비 가구의 붐이 불때였습니다. 저도 저렴한 전등 중 하나를 친구에게 생일선물로 받게 된 것이죠. (2017년 - 2018년)
전등이란 것을 처음 써보기에 반신반의하면서 켜보았죠. 그런데 이 녀석을 한 번 쓰기시작하니, 참 분위기가 있는 것입니다. 형광등을 켜기에는 너무 밝고, 그렇다고 그냥 있자니 좀 어둡고 할 때 이 녀석을 딱 켜면 그렇게 안성맞춤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녀석을 하루라도 안 켜면 입 안에 가시가 돋지는 않았지만, 전등의 맛을 본 뒤 이 녀석을 멀리할 수가 없게 된 것이죠. 또 선반에 놓거나, 책상에 놓거나 위치에 따라 빛의 번짐 등도 차이가 있으니 참 요리조리 배치도 해보며 어스름한 저녁과 새벽시간 이 아이만한 녀석이 없었다 싶을 정도였죠.
그러면서 저는 깨닫습니다. 내가 생각보다 어쩌면 그 '감성(a.k.a 갬성)'이란 것을 매우 중시하는 인간이었다는 것을 말이죠. 글을 쓸 때도 너무 적막하거나, 형광등이 너무 밝거나 하면 글감이 잘 떠오르지 않기에, 적당한 백색소음이 되어줄 브금(BGM)과 전등은 필수입니다. 갬성이 돋는 분위기에서 타자를 쳐야 글도 좀 더 잘 써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후후.
그리고 또 저에게 소중한 것은 '책장과 책장에 꽂힌 책들'입니다. 집이 좁기도 하고, 원룸 옵션 내에 '책상'이 있었던 터라 책상에 책들을 꽂아두곤 했었는데, 뭔가 아쉬운 겁니다. '책'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좁은 공간 안에 책장까지 두는 건 너무 사치인 것 같기도 하여, 책상에 꽂아두곤 했었죠. 그러다가 얼마 전, '에라 모르겠다!'하면서 책장을 들여놓았는데요. 이것은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책상에는 책 외에 다른 소지품도 많았던 터라(특히나 화장품과 같은 소품과 같이 놓으니 참 배치적으로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책이 좀 짐짝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책상을 볼 때마다 아쉬운 기분이 들었죠. 그런데 책장으로 책을 분리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 편안- (작가로서의 자긍심을 좀 더 일깨워주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또 책장을 분리해놓고 나니, 예쁜 선반과 책들이 눈에 들어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채감 보다는 좀 더 인테리어 적으로 책장을 대하게도 되고, 뭐 무튼 심적으로도 책을 대하는 것이 매우 편해졌다는 것입니다. 카페에서 책 인테리어가 주는 공간감을 집에서도 느끼는 것쯤으로 보면 되겠어요-
이렇듯 나에게 소중한 물건 혹은 의미있는/실용적인 가전은 무엇일까? 집을 한 번 둘러보세요! 만약 커피없이 못사는 분이라면, 커피머신이 정말 소중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아침에 꼭 빵이라도 작은 식사를 하고 나가야 하는 분이라면, 토스터기가 정말 소중한 물건일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꼭 미니멀을 하지 않더라도 한 번 쯤은 내가 여기에서 딱 10개의 물건만 가지고 나갈 수 있다면? 같은 가정을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 해요! (친구가 없는 분들에게도 추천드려요. 은근 시간도 잘 가고 친구없어도 덜 외로울 수 있습니다.)
좀 더 시간이 많은 분이라면, 집 안의 물건들을 한 번씩 살펴봐도 좋겠어요. 이 글을 읽으며 바로 떠오른 최애 물건이 있다면 너무 좋고요. 그 외 물건에 대한 우선순위 기준을 조금 추천드리자면, 아래와 같은 기준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이 물건을 보았을 때, 설레는 감정이 드는가?
최근에 이 물건을 1년 안에 사용하였는가?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이 물건을 버린다고 가정하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아쉬우면 남긴다. 별 감흥 없으면 비운다.)
이 물건은 나에게 소중한가?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가?
이 물건은 기능적으로 쓸만한가?
내가 고른 최애 물건이 말해주는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보세요!
몰랐던 나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