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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Oct 14. 2021

슬기로운 프리랜서 생활

나를 잘 다루는 법 - 나는 나와 30년째 함께 살고 있다 

20대보다 30대가 된 지금의 내가 조금 더 좋은 이유는 아마 경험이 늘어서 인 것 같다. 바로 '내공'이라는 것이 쌓여 이젠 같은 상황에서도 좀 더 여유롭게 해당 상황을 판단하고 다각도로 해석할 수 있어졌다는 것 말이다. 좀 덜 당황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또 나에 대한 경험도 늘어서 좋다는 것. 솔직히 20대 때는 나도 나를 잘 모르는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나한테 이런 면모도 있었어? 할 만큼 낯선 나를 발견할 때가 많았으니까. 그런데 이제 30대가 된 지금은 '나'라는 사람의 스펙트럼을 어느 정도 다 경험한 것 같다. 


[긍정 / 건강 시즌]

기쁠 때의 나. 텐션이 올라갈 때의 나. 무언가에 꽂혀서 행동력 폭발할 때의 나. 성취감 느낄 때의 나. 새로 무언가를 배우는 나. 부지런한 나. 행복함을 느끼는 나. 건강한 모습의 나. 두뇌회전이 잘 될 때의 나.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나. 콘텐츠를 제작할 생각에 엔도르핀이 샘솟는 나. 주관 있고 줏대 있는 모습의 나. 실천하는 나.


[부정 / 불건강 시즌]

우울의 늪에 빠질 때의 나. 무기력 해질 때의 나. 찌질한 모습의 나. 집착할 때의 나. 미련 가질 때의 나. 부정적 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나. 불건강해진 나. 불안을 느끼는 나. 감정에 휘둘리는 나. 뇌에 포그 현상을 잔뜩 느끼는 나. 정신없는 나. 긴장하는 나. 자기 비하와 자책을 하는 나. 충동이 증가하는 나. 고집스러운 나. 타인들의 말에 중심이 흔들리는 나. 조바심을 느끼며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나. 실행하지 않는 나.


그러면서 나라는 인간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나를 어떻게 하면 '건강'한 방향으로 잘 놓아둘 수 있는지를 연구하게 되는 것. 나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하고 내가 나와 잘 지낼 수 있을지를 잡아나가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최근엔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나에 대한 더 다채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와 이거 최적인데-?' 싶은 나의 프리랜서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의 루틴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평일 오전 시간]

올빼미 기질이 있어, 밤늦은 시간 및 새벽에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늦게 잘 때가 많고, 주말과 같은 휴일을 보내고 나면 거의 항상 낮과 밤이 바뀌곤 했다. 따라서 직장 생활할 때는 월요일 출근은 지옥이었고, 오전 시간에 일어나 출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스트레스였다. 또한 '가기 싫다'부터 떠오르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스트레스 가득이었다. 하지만 출근을 오후에 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아침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눈 뜨는 것이 좋다. 아침에 눈뜨면서 하는 생각 및 행동이 돈을 벌기 위한 억지 행동이 아닌, 나의 '자율'로 인해 채워질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너무 좋다. 오전 시간에는 주로 아래와 같은 일을 한다. 


- ⭐️요즘 가장 큰 소확행인 연유카페라떼 타 먹기는 거의 꼭 한다.

- 운동 -> 주 1~3회 요가를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다.

- 업무 미팅 -> 업무 미팅을 하기도 한다. 

- 업무 -> 글 업무를 오전에 마감하여 전달하기도 한다. 

- 밀린 잠 자기 -> 새벽에 정말 늦게 잘 때에는 오전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채워 잠을 자기도 한다. 

- 은행 및 병원 방문 등의 관공서 일처리 -> 오전 시간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다!



[평일 오후 시간 - 생계를 위한 밥벌이 일하기]

생계를 위한 밥벌이를 넣은 이유는 나는 주어진 업무 내에서는 굉장히 능동적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직장에서의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프리랜서를 해야겠다 하고 다짐을 한 이유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주어진 업무 내에서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서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고, 24시간이 풀로 주어지자 이건 또 다른 문제였다. 또한 아무래도 회사는 출근을 해야 했기에 의무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24시간을 모두 나의 능동으로 채우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다. 정말 늘어지기 시작하니까, 한 없이 늘어졌다. 일감도 들어오지 않는데, 24시간이 주어지니 영락없는 백수가 따로 없었다. 무기력/늘어짐 -> 의욕 저하 -> 일감 들어오지 않음의 무한 굴레가 반복되니 보름 및 한 달도 금방 지나갔다. 이러다 보니 불안하고 막막한 감정은 떠오르고, '부정적인 늪'으로 자꾸만 들어가는 것이다. 고정된 급여도 없으니 멘탈이 바사삭-! 되었다. 그러면서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후 시간 대에 생계를 위한 업무 시간을 마련했다.


생계를 위한 밥벌이 업무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가장 쉬운 예는 카페 및 약국/학원 아르바이트 같은 일이다. 

- 버스 혹은 걸어서 30분 이내로 출근 가능한 거리일 것 

- 단순 업무 및 어렵지 않은 업무일 것 

- 해당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을 것 (거의 없다면 best!) 

- 업무 강도가 높지 않을 것 -> 본 프리랜서 업무를 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면 안 된다. 

- 1개월 생활비를 적당히 충당할 수 있는 정도의 급여가 될 것 

- 업무 습득 후 일의 독립성이 보장된 업무이면 좋을 것 

- 틈틈이 업무 mail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짬이 된다면 best! 



[프리랜서 업무 - 마케팅 & 글 원고]

비정기적이지만 글 원고 문의가 들어오고 있고, 카피라이팅과 같은 마케팅 업무도 미팅 예정에 있다. 20대 내내 이런 일을 꿈꿔왔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없었다. 경험도 부족했고, 돈의 값어치에 상응할 만큼 내가 실력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도 꽤나 떳떳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소개할 레퍼런스 및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래도 '예시입니다-!' 하면서 보낼 자료들이 하나 둘 쌓이고, 프리랜서 업무를 수행 후 정식으로 '하나 작가'라는 타이틀도 생기고, 첫 수입도 받고 하니 그런 순간순간들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생계를 위한 밥벌이 업무를 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무래도 원고 문의가 들어왔다가 해당 건이 무산될 때의 멘탈관리 때문에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입이 0원인 상태에서 문의만 오고 해당 건이 무산될 때는 '내가 아직 실력이 부족한가?'같은 생각이 들고, 자존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허무함과 허탈함이 몰려오고, 문의를 줬었던 담당자도 곱게 보이지 않는 상황들이 생기곤 했다. 그런데 생계를 위한 밥벌이 업무가 생긴 이후에는, 해당 건들 이 무산되더라도 '뭐 또 문의 오겠지-!' 하는 마음가짐이 생기고, 좀 더 한 건 한 건을 바라보는 여유의 정도에 상당한 차이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업무가 들어와도 좀 더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고, 요청할 일이 있으면 요청도 해보면서 주체적 태도도 유지하게 된 것이다! 나의 일을 주체적으로 하고 싶었던 나로서는 이런 마음가짐 상태로 마케팅 & 글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주말 시간 & 자투리 시간]

아직은 주말에는 푹 쉬고 있다. 넷플릭스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마음속 한편에 남아있는 유튜브 계획과 재테크 공부 등의 불씨는 항상 남아있다. 유튜브가 계속 이렇게 마음속에 부채 의식으로 남아있는 이유는 아마도 유튜버가 프리랜서 및 N잡러를 대표하는 직업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튜브가 정말 프리랜서와 닮아있다고 느낀 이유는, 조직 - 프리랜서 사이에서의 나를 유튜브 채널로 비유하면 딱 맞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회사로 치면, 이미 영화로 80만의 구독자가 있는 채널에 내가 취업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 채널에 방영될 콘텐츠를 기획하고 원고 작업 정도의 일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일을 매우 주도적으로 했고, 또 내 콘텐츠가 어느 정도 터지는 경험도 한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차라리 내 채널을 키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러면서 회사를 퇴사하고 내 채널을 키우려고 프리랜서가 된다. 그런데 회사 다닐 때는 채널이 이미 존재하고 나는 그 안의 '콘텐츠'를 담당하는 사람이었지만, 내가 직접 채널을 키우려고 하면 그 채널이 '수익화'될 때까지의 성장시킴 및 내가 '기획 - 제작 - 편집' 등의 모든 과정을 담당해야 한다. 여기서 나는 멘붕을 느낀 것이다. 회사 다닐 때는 내 주도적 역량이 너무 아까워서 퇴사 후, 내가 이렇게 24시간을 운영한다면 훨씬 자유롭고 주도적이고 수익도 될 것이다라는 계산이었지만, 일감을 계속 구축해야 하는 지지대 및 그런 것들은 내가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매우 포함하고 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같은 의미로도 볼 수 있겠다. 더군다나 회사 내에서는 '회사 제품 및 서비스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프리랜서로서는 '나'라는 콘텐츠로만 승부를 봐야 한다. 훨씬 더 냉혹한 시장에 던져지는 것이다. 


회사 안에서 바람도 없고 소음도 없는 실내에서 활을 잘 쏜다고 생각하고 내 활을 잘 챙겨서 나왔지만, 밖의 문을 열어보니 바람도 쐥쐥불고 때론 매우 시끄럽기도 한 곳의 환경에서 나는 활을 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회사에서는 그 환경에서의 내 실력만 믿고 자신만만했지만, 밖은 눈 내리면 손이 얼어버리는 변수까지 존재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회사에서 했던 업무처럼, 회사 내에서 나에게 일정 부분의 업무(글 & 마케팅)를 외주 주는 곳과 컨택을 하며 일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튜브는 진짜 창업, 진짜 내가 수익구조 자체를 만드는 플랫폼이다 보니, 유튜브에서 수익을 발생시키면 진짜 나 스스로의 콘텐츠만으로 수익화를 시켰다는 자부심이 엄청날 것 같다. 그렇기에 항상 마음속에 유튜브에 대한 욕심과 부채의식이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편집은 너무 어렵고... 촬영 및 제작도 참 손이 많이 가고... 이런 과정을 거쳐 최소 주 1-2회는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야 하고... 그렇게 부채의식을 안고 휴식을 취하다보면 주말은 정말 쐥쐥 간다. 영상 콘텐츠도 참 제작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무튼 결론은 요즘 나의 슬기로운 프리랜서 생활 매우 만족스럽다! 나는 N잡러가 체질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퇴사하면서 나의 사수에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났다. 저는 월화수목금 모두 다른 직업을 갖고 살고 싶어요.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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