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
잠에서 깨어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게 하루의 마무리
무력감에 몸서리치는 괴로움은 고되다
기도하며 잠드는 순간에도 잠들지 않길 바라고
숨을 깊게 끌어당기는 새벽녘은
꼭 문턱을 넘는 죽음같이 시퍼렇게 짙다
그립기도 하고
탈각하고 싶기도 한 그 기분은
어느 때보다 고정된 염습이기에
무뎌지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몇 편의 영화들로 불러내
옆에 앉히고 손잡을 수 있을까
심연의 결계지를 부수고 끄집어낸
울색한 울결 안에
내가 들어가 앉을 수 있다면,
다시
가득 채운 물 잔에 찰랑이듯
아슬하게 아슬랑거리는 물같이
그걸 또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