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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May 31. 2023

무엇이 깨달음을 불러일으키는가

어떤 코칭이어야만 할까?

조금 전까지 거의 2시간 반 동안 코칭 및 코칭 슈퍼비전에 고객으로 참여하고 나왔다.

나를 코칭해주시는 분은 KPC자격을 취득하신 분이고, 네이버에 검색하니 책을 무려 20권이나 쓴 '교수님'이었다. 그리고 슈퍼바이징 해주신 코치님은 한국의 유명한 KSC 코치였다.


코칭은 아쉽게도 내가 원했던 방향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갔다.

코칭을 마친 후, 슈퍼바이징 세션에서 심지어 슈퍼바이저 코치님조차 나의 주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객은 코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자신을 끌고갈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어느 순간부터 나는 불편함과 압박감을 감지하였으나, 그 느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나의 내면에는 다음과 같은 행동 규칙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고객이 코치에게 코칭 대화 자체에 대한 느낌-특히 그것이 부정적일 경우-을 이야기하는 것은 실례다.

그러나 슈퍼바이징조차 내가 기대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자,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런데, 지금 이 질문이 제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주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슈퍼바이저 분조차 나의 반응에 당황해하시는 듯한 눈치였다.

그러나 내가 계속해서 나의 입장과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자, 슈퍼바이징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심지어 대화 기록을 보며 슈퍼바이징을 받을 때에도,

"고객님이 계속해서... 자신만의 주제로 돌아가려고 시도하셨네요."

라는 이야기를 슈퍼바이저 분이 해주셨다.


코칭 대화에서는 내가 원하는 주제에서 멀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코칭 이후 아내와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던 중 나름의 통찰(아하!)이 일어났다.

오늘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코칭 받고 해결안에서 멀어지는 수도 있다.
반면에 나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상대가 있다면,
꼭 코칭이 아니더라도 해결안이 떠오르기도 한다.

p.s. 지난 금요일 나와 저녁 식사를 하며 못 잊은 전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직장 동료 H님은, 주말이 지나자 전 남자친구에 대한 근심 90%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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