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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n 29. 2023

뜻밖의 눈물

23.06.29.목요일

화장실에서 오줌 싸는데 눈물이 차오르더니 기어코 세상 밖으로 흘러나와버렸다.

나는 눈물을 배출하려고 온 것이 아닌데...

어제부터 갑자기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확 꽂혀버렸다.

물론 지금도 계속 나아가는 중이지만, 그 동안 교육을 준비하며 밤에 잠을 설치고 또 무수한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했던 모든 과정들이 참으로... 아련하게 느껴진다. 얼떨결에 해야 할 일을 부여받고 앞으로 밀려나고 있던 작금의 상황들...

당장 나의 삶을 스토리로 구성하는 것을 상상해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쥬륵 흘러나오고야만 것이다...

매일 같이 공부하고, 적용하고 또 저녁에는 집에 들어와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이 케케묵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잘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내가 그 동안 꽤나 고생했다는 것을. 화장실에서 터져나와버린 눈물은, 아마 내가 짐짓 잊고 지내던 나의 또 다른 한 부분을 순간적으로 마주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고생했으니 조금만 더 알아달라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던 또 다른 영혼 말이다. 

둘 다 나다. 고생한 것도 나요, 고생한 것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나요, 그리고 고생한 것을 알아준 것도 나다. 모든 아니, 되도록이면 많은 '나'가 서로 만나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서로 알아주는 과정에서 진정한 통합이 성사되는 것이 아닐까? 통합이자, 화해인 그런 것. 

얼마나 힘들었던가? 힘들다고 느끼면서도 또 그 때 그 때 잘 풀어나가려고, 얼마나 노력했던가? 그리고 그 노력은 여전히 진행중이 아닌가? 앞으로는 또 얼마나 더 힘들고 고통스럽고 괴로울까?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게 잘 해오고 있는 어느 나 자신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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