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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01. 2023

과연 될까?

23.06.30.금요일

이 일, 뭔가 잘 안될 것 같다면...

벌써 6월의 마지막 날이자, 마지막 금요일이자, 하반기의 마지막 날이다. 2023년도 정확히 절반이 지났다.

일을 하면서 겪는 가장 흔한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바로 '될까?' 싶은 일을 맡게 되었을 때다. 어떤 일을 받자마자 대충 느낌이라는 게 온다. 뭔가 불편하면서 답답하고 싸한 느낌이 들면, 그것은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내가 아직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번에 맡게 된 일이 그러하다. 고객사의 변화관리 프로젝트에서 각 팀마다 Change Agent가 있는데, 그들이 팀 안에서 변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활동을 기획해야만 했다. 즉, 그들이 속한 팀의 팀원들과 함께 뭔가 할 만한 일거리를 만들어줘야만 했던 것이다!

이런 일을 떠안게 되면 나는 극심한 불편감을 느끼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이 모든 것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점이다. 즉, 그들의 관심사, 고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하는 많은 일들은 대개 '사람'과 관련이 있다. 누군가를 위해 혹은 누가가를 대상으로 하는 일들인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한 고려 없이 일을 만들고 진행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우선 내게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부터 인지해야 한다. 정보가 부족한 것인가? 지식? 아니면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스킬? 혹은 경험? 무엇이 부족한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것이 달라진다. 

오후 3시, Change Agent를 위한 활동 기획안을 준비하여 팀 회의를 했다. 나름대로 준비하여 회의를 이어나갔으나 답답함이 계속 맴도는 것을 느낀 나는 결국 얘기를 꺼냈다.

"정작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합니다. 인터뷰를 하든 혹은 이메일을 보내든 그들이 지금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면 더 나은 기획이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그 동안 나름의 성과와 발전을 보여준 덕분일까, 나의 제안을 잘 먹혀들어갔다. 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으면 좋을지 고민하라는 말이 팀장님 입에서 나왔다. 

일을 하다가, 뭔가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면 그 일을 잘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상태에서 계속 밀어붙여봐야 답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잠깐 언덕으로 올라가서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필요가 있다. 병사들이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싸우고 있는가, 무엇이 부족한가, 혹은 무엇이 넘치는가! 

어려워 보이는 일이더라도, 이렇게 하나하나 헤쳐나가다보면 나름대로 답을 찾을 때가 있다. 물론 그 답이 반드시 '해결'을 의미하진 않는다. '후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알고 결정한 '후퇴'는 그 자체로 해결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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