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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09. 2023

마음의 소리

23.07.08.토요일

아...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제자리인 것을 발견할 때의 기분은 어떠한가...

아내에게 화를 냈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다. 며칠 전 엄마가 아내와 카톡하는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나에게 드러냈는데, 그 땐 그럭저럭 괜찮았다. 중간에 낀 입장으로서, 엄마 이야기도 공감으로 들어주고 또 아내에게도 아내의 입장을 존중하며 그 상황을 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문이 가시질 않았다. 도대체 엄마가 어떤 상황을 경험했길래 나에게 그런 불만을 토로했던 것일까? 나는 궁금했고, 아내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아내가 아직 잠들어있을 때 궁금한 마음에 아내의 카톡을 열어 확인해보았다. 며칠 전, 나의 생일 당일 아내는 아침 9시 쯤 엄마에게 '아들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엄마가 낮 12시쯤 답장을 보내왔다. 그리고 나서 다시 아내가 엄마에게 간단한 인사 답장을 남긴 것은 무려 밤 9시가 되어서였다.

그 대화 내용을 보면서 어쩐지 내가 예전에 아내의 카톡 패턴에 대해 서운해하던 당시가 떠오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엄마가 그런 서운함을 느낄 만했다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아내에게 이 상황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가 일어나자마자 나는 아내에게 내가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는데,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했다.

결국 숟가락을 집어던지며 '양 쪽에서 아주 지랄들이네' 라는 말을 내가 했고, 아내 역시 '시팔 내가 죄인이네' 라는 말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이 펼쳐지지는 않기를 바랐는데...

오늘 밤, 아내와 함께 보고온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한 대사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은 마음의 소리를 들을 자신이 없어서야."

대사가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대충 저런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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