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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10. 2023

위빠싸나

23.07.10.월요일


4월엔가 3월이었나... 남원,구례에 여행했다가 잠깐 들른 책방에서 '위빠싸나' 라는 헌책을 발견했다. 그 책을 발견하자마자 책방에 30분인가를 서서 책 일부를 훑어본 기억이 나는데, 뭔가 사두면 언젠가 굉장히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총 2권으로 구성된 그 책 시리즈를 사들였다. 당연히 우리 집에 오자마자 그 책은 책장 속에서 잠들어버렸다.  


그러다가 얼마 전, 위빠싸나 라는 4글자가 내 머릿속에서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한 2,3일 정도... 그래서 못 참고 그만, 책장에 잠들어있던 녀석을 꺠워버렸다! 위빠싸나... 힌두어인가? 범어? 잘 모르겠다. 아무튼 명상에 관한 책이다. 찾아보니 꽤나 유명한 명상법 가운데 하나인데, 다만 불교적인 색채가 있다는 점 때문에 생각보다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 


어제 교회에 다녀왔듯이, 나에겐 어떤 종교적인 색채가 있든 중요하지 않다. 나의 삶에 가져올 수 있는 명상을 불교에서 제시한다면, 그래. 기꺼이 따르고 싶다. 반면에 목사님의 설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받아들이겠다. 기독교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서 뭔가 감정과 생각을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또한 실험해봄직하다.


그렇게 요 머칠 간 위빠싸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오늘은 처음으로 점심시간에 '걷기 명상'이라는 것을 시도해보았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불교에서도 '걷기 명상'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의 시작을 걷기 명상으로 시작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아마 불교가 태동하던 시기에는 잠에서 깨어나 바로 방 문을 열면 바깥이었으니 걷기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기에도 좀 더 수월했겠지? 내가 사는 곳에서는 가볍게 집 안을 왔다갔다하는 것 외에, 만약 좀 더 본격적으로 걷기 위해서는 틀림없이 아파트 밖으로 나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할 테니 말이다.


아무튼, 모기마저 더위를 먹고 인간의 피를 빨아제꼈다가 그 피의 뜨거움에 놀라나자빠질 법한 그런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나는 걷기 시작했다. 발 끝에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고, 그 때 그 때 일어나는 생각들을 관찰하면서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르다가도, 그 생각에 의식을 기울이는 순간 그 생각도 나의 시선이 부끄러웠는지 그냥 지나가버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수행은 끝도 없다고 한다. 

아, 쓰고 보니까 생각났다. 내가 '위빠싸나'에 대해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아래 글에서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102

바로 틱꽝득 스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그가 떠올랐을까?

최근에 내 안에 일어난 일련의 번뇌와 연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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