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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Jun 12. 2020

전공 선택의 2가지 기준

2부. 내가 사회복지에 발을 담그게 된 이유

2부. 내가 사회복지에 발을 담그게 된 이유

2장. 전공 선택의 2가지 기준



 우여곡절 끝에 재수를 끝마치고 포항에 있는 모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입학 때 전공을 정하지 않고 1학년 때 다양한 전공 수업을 듣고 2학년 때부터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 자유가 주어지니 더욱 고민되었다. 재수를 하며 ‘약자를 돕는 일’에 인생을 걸겠다고 하긴 했는데 전공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전공을 선택하는데 있어 결정 요소를 세웠다.      


 첫 번째는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가’였다. 앞에서 말했던 것 같이 재수를 하며 ‘약자를 돕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내가 나의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에 전공을 선택할 때도 중요한 기준으로 세웠다.     


 두 번째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기획할 수 있는가’였다.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잠깐 학창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진학하는데 부모님의 추천으로 충남 서산에 있는 대안학교에 입학했다. 그 덕에 일반학교에 진학했으면 경험해 보지 못했을 법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해본 적도 없었던 연극을 해보겠다고 ‘죽은시인의 사회’ 키팅 선생님 역할을 맡아 연기했던 경험이 있다.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연습하겠다고 학교 근처 공동묘지에 올라가 연습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뮤지컬 수업에서 학생기획팀장을 맡아 무대 뒤에서 일해보기도 했고 캠페인부라는 학생회 조직에서 ‘칭찬 릴레이’, ‘잔반 남기지 않기 캠페인’등 여러 교내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후배들을 데리고 ‘창의력’을 주제로 직접 수업을 기획해 1학기 동안 진행하기도 했다. 후배들과 어떻게 하면 유익하고 재미있는 수업을 만들지 고민하며 불 꺼진 기숙사 방에서 수업 기획안을 짜던 밤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 고등학교 2,3학년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그 덕에 재수를 하게 되긴 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렇게 중·고등학교 기간 동안 여러 활동들을 했었기에 내가 얕고 넓은 관심 폭을 가지고 있으며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을 즐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재수를 하면서는 내가 고등학교 때 학업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활동을 한 것에 대해 후회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막상 대학을 와서 나의 전공과 진로를 생각할 때가 되니 그 때 그렇게 했던 것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경험이 나의 흥미와 적성을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사람들마다 전공, 직업을 선택할 때 각자의 기준이 다를 것이다. 상황과 여건이 다르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제넘게 한 마디 하자면 그 기준을 가능하면 사회가 정해준 외적인 조건이나 주변의 권유가 아니라 나의 주관적인 흥미나 적성 등 스스로에게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 전공 선택 기준에 따른 대졸 청년층의 직장 만족도를 조사한 한국진료교육학회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학문적 흥미 및 적성을 고려하여 전공을 선택한 집단이 부모, 교사, 친구, 선배 등의 주변의 권유나 직업 및 취업전망, 수능 및 학교 성적 등의 외적인 조건을 고려하여 전공을 선택한 집단보다 직장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특히나 사회복지의 경우, 앞의 1부에서 언급했듯이 유망직종중 하나라고는 하나 아직까지 많은 한계와 어려움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려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적성과 흥미 그리고 앞 장에서 말한 ‘근원적 체험’을 잘 고려하여 신중하게 진로를 선택하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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