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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현 Aug 17. 2020

사람다움, 사회다움 '다움학회'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5장.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라, '동아리, 학회' [사람다움, 사회다움 '다움학회']


대학교에 들어간 뒤 처음으로 들어간 동아리에서 나온 뒤 그 후로 동아리 활동은 더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교내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조금 더 고민하고 열정을 다 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2부 4장에 나왔던 ‘복지요결 강독회’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달력을 조금 앞으로 넘겨 보려 한다. 1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 우연히 듣게 된 한 특강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었다. 5일간의 특강이 마무리될 때쯤, 특강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것을 도왔던 몇몇의 학생들이 앞에 나와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일주일간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다음 학기에 같이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지금 나눠드릴 종이에 이름과 학번, 그리고 전화번호를 적어주세요.’


곧 2학년이 되고 사회복지전공을 제대로 시작하려고 하는 시기에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됐다는 마음으로 종이에 정보를 적어 제출했다. 이렇게 동아리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학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 사람다움, 사회다움 ‘다움학회’

새롭게 시작한 학회의 이름은 ‘다움학회’였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공부해야 하는 두 가지 큰 주체인 ‘사람’과 ‘사회’에 대해 ‘사람다움’이란 무엇인지, ‘사회다움’이란 무엇인지 공부한다는 의미에서 ‘다움학회’라는 이름이었다.


학회의 첫 번째 활동은 ‘복지요결’ 공부였다. 일주일에 1번 함께 모여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지요결은 사회복지정보원의 한덕연 선생님께서 쓰신 책으로 ‘사회복지를 근본으로부터 탐구하는 사회사업의 원론’을 담은 책이다. 앞에서 참석했던 강독회에서 짧게 공부했었던 책이다. 사회사업 개념, 가치, 이상, 철학, 주안점, 방법, 사회사업가에 대한 내용을 한 챕터씩 정해서 한 페이지씩 읽고 의문이 드는 부분,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을 밑 줄 긋고 한 명씩 돌아가며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눈으로만 읽지 않고 소리 내어 천천히 읽었다. 단어의 뜻을 입으로만 내지 않고 머리로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읽으니 내용이 더 잘 이해되었다. 적은 인원에서 공부하니 모르는 것이 있으면 부끄러운 마음 없이 마음껏 질문을 공유했다. 많은 사람들과 하는 수업에서는 질문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소규모로 학회에서 공부하니 부담감이 훨씬 덜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공부한 내용을 글로 적어서 학회 카페에 올려 기록했다.

              

학회활동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하 만든 카페

이전 장에서 동아리나 학회 활동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기록으로 추천했었던 것이 기억나는가? 함께 읽고 토론하며 공부했던 것을 혼자서 시간을 가지며 글로 정리해서 카페에 올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며 배움의 폭을 넓혔다.      


두 번째로 했던 활동은 ‘사회사업 사례 특강’이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뒤 일주일간의 연속 특강을 준비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선생님 5명을 초청하여 학교 사회복지전공 학부생들에게 현장의 다양성과 실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앞으로 준비할 역량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회 담당 교수님께서 선생님 섭외와 학생 홍보를 도와주셨고 학회원들이 강의실 대관, 교내·교외 특강 참여 인원 관리, 홍보 포스터 제작 등을 맡아 준비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결과 5일 동안 <신입 사회복지사의 실천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방아골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시는 권대익 선생님, <월평빌라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장애인 거주시설 ‘월평빌라’에서 일하시는 임우석 선생님, <홍보로 사회사업하기>라는 제목으로 자유활동가 김종원 선생님, <복지관 사회사업>이라는 제목으로 숭의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시는 신현환 팀장님,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사 김세진의 독서노트 함께 읽기>라는 제목으로 사회복지사무소 ‘구슬’의 김세진 선생님께서 특강을 해주셨다.


특강을 준비하는 과정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특강을 열심히 듣는 것이었다. 가장 앞자리에 않아 특강을 들었다. 학교에서 교과서로만 사회복지를 공부하다가 현장에서 발로 뛰시는 선생님들의 현장 이야기를 들으니 2D 영화를 보다가 3D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특강의 내용을 기록해 둔 것이 있어 그 내용을 조금 나눠보도록 하겠다.


권대익 선생님께서는 대학생활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셨다.

 사회복지를 선택한 학생들이라면 학교 밖으로 나가서 경험을 해야 해요.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출전을 하기 전에 여러 대회에 나가듯이, 사회복지사도 현장에서 일을 하기 전에 여러 경험들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선생님들도 많이 만나야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대학생 때 전국을 돌아다니며 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을 만나셨고 학교에서 학교 밖에서 공부하고 했던 내용들을 묶어 취업하기 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셨다고 했다. 강의가 끝나고도 더 이야기하고 싶은 학생들이 있으면 자기 방으로 찾아오라고 하셨다. 실제로 그날 밤 선생님 방에 찾아가 밤 1시가 넘어서까지 사회복지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과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권대익 선생님과 함께 하며 열정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저렇게 진지함과 뜨거움으로 사회복지를 하실까. 마음속에 하나의 불씨를 품고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첫 번째 강사셨던 권대익 선생님의 강의


두 번째 강연을 해주신 김종원 선생님께서는 홍보라는 것도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의 철학대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말씀해주셨다.

“위 세 광고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선생님께서는 현대, 두산, CJ의 광고를 보여주시며 물었다.

“현대와 두산은 기업 자체를 광고했고, CJ는 제품과 서비스를 광고해요. 그럼 왜 그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선생님의 질문에 다들 대답은 않고 말똥말똥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렸다.

“현대와 두산은 보통의 소비자가 광고를 보더라도 바로 구매하기 어려운 반면에 CJ는 소비자들과 점점이 많고 접근성이 가까운 상품들이 많아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광고하는 겁니다. 지역주민과 시민들과 관계가 많아야 하는 사회복지관은 현대와 두산처럼 기업 자체, 즉 ‘사회복지관’ 자체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CJ와 같이 지역주민과 사회복지사들의 함께 땀 흘리는 모습, 즉 활동과 서비스를 알려야 합니다.”


사회복지기관의 홍보담당자라면 다른 여타 기관의 홍보담당자가 아니라 ‘사회복지사’로서 홍보를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어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홍보담당자로 일하시면서 자원봉사자 감사의 날에 하셨던 사례를 말씀해주셨다.


보통의 경우 사회복지사가 단체 편지를 만들어 봉사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초청을 한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방법에 의문을 가지고 다르게 접근하셨다. 봉사자에게 도움을 받은 당사자(클라이언트)가 자신의 가족사진이 담긴 초청장을 만들어  자신과 함께 했던 봉사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자원봉사자 감사의 날을 홍보하셨다. 그런 초청장을 받은 봉사자는 감동했고 초청장에 정성껏 답장도 쓰고 많은 봉사자가 참석했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아, 이런 것이 사회복지 전문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지막 특강 강사로 와주신 김세진 선생님께서는 ‘사회복지 대학생으로서 대학시절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

“글쓰기란 무엇일까요? 글쓰기는 자신을 성찰하는 도구입니다. 사회사업 글쓰기는 자기 실천을 돌아보는 도구입니다. 바르게 실천하고 있는지 살피는 과정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사회복지사로서 일하게 되면 자신이 하는 사회복지 실천에 대해 꼭 되돌아보며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확인하는 과정에 필요한 것이 글쓰기이고 이 글쓰기는 대학생 시절부터 훈련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어떻게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선생님의 물음에 듣는 학생들이 침을 삼키며 대답을 기다렸다.

선생님은 PPT에 딱 여덟 단어만 띄어놓으셨다.

‘많이 읽고, 많이 쓰기, 자주 읽고, 자주 쓰기’
“아주 간단하죠? 하하. 실망하신 분들도 있는 거 같은데 저는 정말 솔직한 답을 드리는 겁니다. 이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제안하고 싶은 것은 읽고 쓸 때 종이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사람 책, 산 책, 내 책도 함께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배울만한 사람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것,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리는 것, 그리고 나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 또한 ‘읽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그렇게 읽은 것들을 블로그를 만들어 꾸준히 기록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글들을 학교를 졸업할 때쯤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내는 겁니다. 그런 책을 가지고 취업을 할 때 면접관들에게 주면 얼마나 큰 강점이 되겠습니까? 첫 번째 날 오신 권대익 선생님도 그렇게 해서 책을 내고 실제로 취업할 때도 자신이 만든 책을 냈었습니다.”


선생님의 특강을 듣고 다음 날 사람 책, 종이 책, 산 책, 내 책이라는 틀로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 후 꾸준히 공부했던 것들을 기록하려 노력했다. 사회복지사로 일을 하게 되면 글을 쓸 일이 많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 공부한 것들,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서평,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보면서 글을 꾸준히 써 간다면 일을 하는데 큰 기초체력이 될 것이다.


다섯 분의 선생님들 덕분에 앞으로의 사회복지대학생으로서 준비하고 누려야 할 것들을 알 수 있었다. 현장에서 이렇게 멋있게 사회복지를 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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