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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Oct 25. 2020

구슬팀 합동연수 1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4부.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1장. 김치와 밥만 먹으며 공부한 '구슬 3기'


# 힘을 내거라 강으로 가야지


2015년 봄 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찾아왔다. 

구슬팀 활동을 하러 가게 되었고, 짐은 아주 가벼웠다. 모임 장소는 강원도 평창의 장평 터미널이었다. 버스 타고 2시간여 달렸을까? 물 넘고 산 넘어 도착한 장평 터미널에서 만난 얼굴들이 반가웠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시내에서 사 먹는 식사를 함께 한 후 택시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산골짜기에 있는 합동연수 장소이자 3주간 복지 공부를 할 수양벨리로 향했다.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도착하자 건물 앞에서 김세진 선생님과 한덕연 선생님께서 맞이해 주셨고 팔을 벌려 한 명 한 명 꼭 안아주시며 ‘잘 왔어요~’하며 인사해주셨다.     


구슬팀 외에도 12명의 학생들이 더 있었다. 휴학생 순례팀과 복지관 실습팀 학생들도 1주일 동안 함께 하며 합동연수를 하게 되었다. 휴학생 순례팀은 휴학을 하고 복지 공부를 하기 위해 6개월 동안 1달에 한 번씩 1주일 동안 모여 복지 공부, 복지기관 방문을 하는 모임이다. 실습팀은 우리가 아는 그 실습을 하는 학생들인데 실습을 하기 전 1주일 동안 모여서 함께 실습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공부하고 사전 작업을 하는 팀이었다. 총 20명의 학생과 3명의 선생님들이 강원도 평창, 산골짜기에 들어왔다.

 

합동연수를 했던 평창 수양벨리 앞 경치


평창의 어느 산골짜기라고 생각했던 수양벨리는 예상외로 아주 쾌적했다. 건물 밖으로 조금만 걸아가면 평창강이 흐르고 뒤편에는 금당산이라는 산이 있어 기분 좋은 숲 냄새가 났다. 숙소도 남자와 여자 나뉘어서 거실에 방도 2개씩 있는 곳이었다. 학생들은 사전에 배정받은 대로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지하 강당에 모두 모였다.     


곧이어 합동연수가 시작되었다. 먼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복지인의 노래라는 것을 불렀다. 복지인의 노래는 기존에 있었던 동요나 유행가들에 가사를 바꿔서 만든 노래인데 합동연수에 오기 전에 악보를 나눠주고 들으며 가사를 외워오게 했었다. 처음에는 약간 오글거리고 민망했는데 다 같이 부르니 뭔가 동질감도 느껴지고 간단한 율동도 추가해서 부르니 마치 90년대 대학 캠퍼스에서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MT를 하는 느낌이었다. (90년대에 대학을 다녀본 적은 없지만) 이 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하시는 선생님들이 대학을 다니셨을 때의 그런 느낌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요즘 대학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그런 감성이어서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함께 불렀던 노래 중에서 '힘내라 맑은 물'이라는 노래가 기억 남는다.


손이 시리면 따스히 만져주마
추운 날이면 두 볼을 감싸주마     

너무 힘들거든 내게 기대 오렴
눈물 나거든 내 품에 안기렴     

냇물아 흘러 흘러 강으로 가거라
맑은 물살 뒤척이며 강으로 가거라     

힘을 내거라 강으로 가야지
힘을 내거라 강으로 가야지

흐린 물줄기 이따금 만나거든
피하지 말고 뒤엉켜 가거라   

강물아 흘러 흘러 바다로 가거라
맑은 물살 뒤척이며 바다로 가거라   

  

'손이 시리면 따스히 만져주마 / 추운 날이면 두 볼을 감싸주마'로 시작되어 '힘을 내거라 강으로 가야지 / 힘을 내거라 바다로 가야지'로 이어지는 가삿말을 들으며 노래를 불렀다. 녹록지 않은 시간들과 과정들이 있겠지만 우리가 품고 있는 사회복지의 이상과 열정을 잃지 말고 세상으로 나가자는 그런 메시지를 다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대학 수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2015년 여름 구슬팀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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