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 성찰 에세이
Q. 질문 - 나에게 지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나에게 지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학창 시절에 방학을 생각해보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방학이 다가오면 모두들 ‘방학 계획표’를 짠다. 목표를 짜는 것이다. 이것저것 알차게도 짠다. 그러나 막상 방학기 시작되면 늦잠 자고, 숙제도 미뤄뒀다가 개학 일주일 전에 부랴부랴 마치고, 부모님한테 잔소리 듣는 게 일상이 된다. 차라리 방학 계획표에 ‘늦잠 자기, 게을러 지기, 부모님께 잔소리 듣기’를 적어 놓았다면 마음이라도 편했을 텐데. 아무튼.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너무나도 쉽게 진다.
나라고 해서 그리 다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조금씩 나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내가 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부터 조금씩 나를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첫 번째 방법은 다들 잘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계획표 짜기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하루 혹은 일주일치 계획을 먼저 짜는 것이 아니라 1년의 큰 목표를 세우고 그 안에 세부적인 달성 목표를 세운다. 그에 따라서 월마다 실천 계획을 세우고 주간 계획을 짠다. 이렇게 해야 만약 한 주가 코로나, 지진 등의 외부적인 상황으로 인해 변동되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계획을 조절할 수 있다. 이해가 갈 수 있도록 부끄럽지만 올해 나의 계획표의 일부를 공개해보겠다.
부끄럽지만 나의 올해 목표는 '하나님과 사람들과 나에게 신뢰받는 사람'이다. 이 안에 세부 목표로 '사회복지 관련 책 쓰기', '일러스트, 포토샵 자격증 따기', '성경 읽기 습관(1일 1장)'. '마라톤 대회(10km) 1시간 내 기록 세우기' 등의 목표를 세웠다. 이렇게 목표 세우기는 되도록 12월 달에 큰 틀을 짜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음 해가 시작되면 이를 월간계획에 분배한다. 예를 들어 '마라톤 대회 1시간 내 기록 세우기'를 분배하려면 우선 마라톤 대회가 언제 있는지를 알아봐서 참가 가능한 대회를 찾는 것이다. 그 후에 4월에 경주에서 열리는 '벚꽃마라톤 대회' (안타깝게 코로나로 취소되었지만 ㅠㅠ)를 참석하기로 했다면 4월 월간 계획에 '마라톤 대회 참석'을 작성하고 1~3월에는 '10km 기록 측정하기', '5분 줄이기' 등의 단계별 목표를 작성하는 것이다. 물론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계획이 수정되었지만 상황에 맞추어 월별 계획을 수정해 가고 있다. 다음 열릴 수 있는 대회를 찾는다든지, 아니면 마라톤 대회가 불가능하다면 혼자서라도 목표를 잡고 기록을 경신하는 식으로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매일의 습관을 정하는 것이다. 습관이란 무엇인가? 습관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익혀진 행동방식으로 그것을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편한 느낌을 받는다. 요즘에 ‘습관의 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등 이 ‘습관’에 대한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자기 계발에 습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습관이라는 것을 한 번 잘 들이게 되면 커다란 노력을 드리지 않아도 좋은 사이클이 생겨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한다. 그렇기에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습관 중에서도 자신이 삶에서 평생 가져갈 핵심 습관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인생의 방향을 생각하며 핵심 습관을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앞으로의 삶의 모습을 구상하며 글쓰기, 운동하기, 책 읽기, 성경 읽기를 핵심 습관으로 정해서 꾸준히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습관들을 하겠다고 마음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습관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자면 나는 '글쓰기'를 위해 매일 아침 6시 30분 기상 후 집 책상에서 15분간 짧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핵심 습관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는 위의 2가지 노력들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 스케줄러를 직접 작성해서 목표, 일과, 습관을 한 권의 파일에 담았다. 이렇게 한 달씩 데이터를 쌓아가며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잘한 것은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며 당근과 채찍을 스스로 만들어 주고 있다. 왼쪽에는 목표와 월간계획 그리고 일일계획을 표로 정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고 오른쪽에는 1주일 별 주간 계획표를 작성했다. 주간 별 할 일 list, 일 별 할 일 list, 그리고 핵심습관 check list를 넣어 매일 저녁에 확인하려 노력한다. 물론 사람이기에 잘 안 되는 날도 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네 번째로는 시스템화다. 이성은 감정을 이길 수 없다. 계획했던 것을 혼자만의 힘으로 해 내려면 아주 커다란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를 포함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아주 힘든 과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시스템화다. 예를 들어보자. 책을 혼자서만 읽는다면 꾸준히 하기 어렵겠지만 독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책 모임을 꾸리거나 아니면 기존에 있는 독서 모임에 참가하면 꾸준히 책 읽기가 훨씬 쉬워진다. 나도 현재 책읽기를 위하여 부대 안에서 병사들과 함께 책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클래식북스'에 참여해 고전독서에 도전하고 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다. 운동을 하려면 동호회나 모임을 만들어하는 것이다. 혹은 달리기를 하려고 한다면 마라톤 대회를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운동하는 것 등 나를 강제적으로 통제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나는 위의 4가지 방법으로 나에게 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사람이기에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일부로 일탈을 즐기기도 한다. 그러나 다들 알지 않는가. 일탈도 가끔 해야 재미있지 계속되면 내가 나를 좀먹는다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인간은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