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사회복지 어떻게 했어요?
번째 세 번째 모임입니다. 6시 30분에 도서관에서 모이자고 했습니다. 미리 가서 마실 것도 준비하고 회의록도 준비하려고 30분 정도 일찍 숙소에서 떠났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해보니 서연이가 이미 와서 도서관 문가에 혼자 앉아 핸드폰을 하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제 곧 방학이라 학원 시간이 조정되어 5시에 집에 도착했는데 할 게 없어서 미리 와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곧이어 한선이도 서연이의 전화를 받고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물을 준비하고 선풍기를 틀고 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시작하려고 보니 약속했던 시간보다 조금 일러서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생님, 여자 친구랑 얼마나 됐어요?”
“누가 먼저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연애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선생님 여자 친구가 먼저 선생님한테 관심을 보였었지 하하”
“에이. 거짓말~ 선생님 여자 친구한테 물어보면 다르게 답하는 거 아니에요?”
“진짠데? 전화 한 번 해볼까?”
“지금 해봐요!!”
“음…… 일단 우리 모임을 하고 나서 전화를 해 보는 건 어떨까?”
갑자기 일이 커진 것 같아서 일단 오늘 모임 마치고 나서 전화 한 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서연이와 한선이도 그러자고 해줘서 모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모임 하기 전에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과 조금 더 친해지고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아동,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활동을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할 활동은 이번 주 목요일 책을 구입하러 계룡 문고에 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획팀 두 명 외에 다른 친구들 중에서도 계룡문고에 갈 친구들을 모집해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너무 많으면 정신없어요.”
“이 책 사러가는 거예요? 이 책 너무 비싼데? 거의 20000원이나 해요.”
“그럼 꼭 이 책을 안 사도 되고 가서 자기가 사고 싶은 책 한 권씩 사는 것은 어떨까?”
“음……. 그건 괜찮을 것 같아요.”
“어떻게 가며 좋을까?”
“버스 타고 가요. 아 가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되는데?”
“어떻게 가는지 길 알아?”
“네 가봤어요. 근데 다른 애들도 많이 가면 정신없을 텐데요?”
“그럼 부모님께 부탁드려볼까?”
“네”
우선 포스터에 함께 갈 친구들을 모집하는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요일쯤 봐서 아이들이 많이 신청을 하면 부모님께 운전 부탁드리기로 했습니다. 포스터를 만드는데 한선이가 저의 사진을 찍어서 서연이에게 보여주고 서연이가 그 사진을 보고 포스터 정 가운데 그림을 그렸습니다.
“완전 똑같다. 하하 역시, 난 그림을 잘 그려.”
“선생님 옆에다가 ‘함께 가자’고 써 놓자.”
“글씨는 선생님이 써주세요. 제가 그림 그렸잖아요.”
“그래도 돼? 선생님 글씨 예쁘게 잘 못쓰는데”
“괜찮아요. 제가 쓸 거 불러드릴게요.”
아이들이 불러 주는 대로 전지에 옮겨 적었습니다. 아이들이 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서연이가 그림 그려주었고 한선이가 쓸 내용 불러주어 저도 포스터 만드는데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글씨 썼습니다.
“다 됐다. 이제 어디다 붙여 놓을까?”
“문 앞에 붙여요.”
“오늘 할 일 끝~!!”
지난번 모임 때 보다 더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모임 중간 다른 얘기로 빠지기도 했지만 한선이가 잡아주어 다시 하던 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모이면서 제가 선생님으로 자리하고 있기보다는 한 명의 팀원으로 서연이와 한선이랑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준비할 일들을 함께 하면서도 이렇게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한 명 한 명 더 귀하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