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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현 Apr 03. 2021

아이들 책모임 ‘책 읽는 풍경’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4부.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4장.  마을에서 경험하는 사회복지실천 '호숫가 마을도서관'


 # 4-12장. 아이들 책모임 ‘책 읽는 풍경’


금요일, 첫 책모임이 있었습니다. 기획팀 한선이, 서연이 밖에 오지 않을까봐 걱정했습니다. 목요일 서점 갔다 와서 책 모임 홍보 포스터를 만들려고 했었는데 피곤하고 늦게 도착해서 만들지 못했습니다. 서연이도 오후에 학원에 가야 해서 못 모인다고 해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지난 어머니 책모임 때 아이들 보내시겠다고 했었는데 제가 까먹고 있었습니다. 3시 30분에 나율, 시율, 지민, 지우, 한선, 한영이, 6명이서 모였습니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함께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는 딱 적당한 인원수였습니다. 책모임 있기 전에 센터장이신 한선이, 한영이네 어머니께 장소 사용해도 되는지 여쭤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따가 3시 30분에 작가와의 대화 ‘야옹 선생님의 초록처방전’ 책모임 하려고 하는데 혹시 여기서 해도 될까요?”


“아, 네 선생님 물론이죠. 호호.”


한선이네 어머님의 특유의 밝은 미소로 반갑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책모임 하는데 모든 친구들이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책을 빌려야 했습니다. 어머니들 책 모임 주선해 주신 동건이네 어머니에게 문자로 혹시 책을 빌릴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어머니께서 물론이라며 지금 본인이 밖에 나와 있는데 정문이 고장 나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지고 가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것을 응원해주시는 분이시라 이렇게 선뜻 빈집에도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시율이와 함께 뛰어갔다가 책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임은정 선생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이렇게 이웃 분들의 도움으로 책모임 할 수 있었습니다


3시 반에 도서관 앞 대청호오백리길안내센터에서 함께 모여 책모임을 했습니다. 한 책을 두 명이서 나눠 읽었습니다.     


“얘들아,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책 양이 많아서 모두 다 읽기는 어려우니까 각자 읽고 싶은 단원을 정해서 읽는 건 어떨까?”


“좋아요.”


“그럼 한 단원을 한 사람이 다 읽는 게 좋을까? 아니면 한 장씩 나눠서 읽을까?”


“한 장씩 읽어요.”


“그럼 각자 읽고 싶은 단원 말해줄래?”


“설사 이야기요. 하하하”


“저는 비염 이야기요.”

아이들이 각자 자신이 읽기 원하는 관심 있는 단원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래 그러면 선생님이 먼저 한 번 읽어볼 테니까 실감 나게 같이 읽어보는 거야.”     



첫 번째 책 모임 풍경

이전에 어머니들 책 임 할 때 미리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고민했었습니다. 어머니들께서 이렇게 읽으면 좋겠다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린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당사자에게 다짜고짜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묻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최선웅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미리 선택지를 준비해 놓고 가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 그 선택지 안에서 본인이 선정하기 수월하다고 하셨습니다. 


1시간 동안 책을 읽었습니다. 원래 책 읽고 관련 내용으로 놀이도 하려고 했는데 책 읽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본인이 읽고 싶은 단원을 집중해서 책 읽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선생님 벌써 4시 30분이에요. 이제 집에 가야 돼요. 다음에 또 해요.”


“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래그래, 여기까지 읽고 다음에는 책도 조금 읽고 같이 놀기도 하자”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아이들이 집중해서 잘 봐주었습니다. 책 읽다가 중간중간 물 떠 오고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지만 한 단원 씩 읽고 그 내용 중에서 한 두 가지씩 문제를 내 보았는데 잘들 맞춰주었습니다. 저도 뿌듯했고 책 읽는 아이들도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동네 아이들 모여 책 읽는 풍경,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책을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쟁과 평가의 교육 환경 속에서 책 읽는 것을 싫어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책이 주는 즐거움을 어릴 때부터 경험해야 책 좋아하는 마음 지킬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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