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목요일, 서점 나들이 갔습니다. 지난 번 모임 할 때, 서점 나들이 갈사람 모집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도서관 문 앞에 붙여놓았습니다. 상화와 동건이가 함께 간다고 했었다가 다른 일이 생기고 시간이 맞니 않아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아쉬웠지만 상황과 한계를 생각하여 갈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한선이와, 서연이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최선웅 선생님과 딸 은우도 함께 했습니다.
“얘들아, 계룡문고에 어떻게 가야하는 지 알아?”
“네, 전에 가봤어요.”
“그래? 선생님은 어떻게 가는지 잘 모르니까 너희들이 잘 안내해줘~”
“알겠어요. 근데 선생님 버스카드는 있어요? 없을 것 같아요 크크”
“그 정도는 있어~”
아이들이 저를 놀리는데 재미가 들렸나봅니다. 저를 좋게 생각해줘서 고맙습니다. 한선이가 어머니께 동현 선생님이랑 있으면 재미있다고 했다고 최선웅 선생님을 통해 들었습니다. 기분이 좋았고 더 잘 해주고 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 저기 60번 버스 왔다. 선생님 저거 타고 가요.”
“그래, 그래. 버스 타야겠다.”
최선웅 선생님과 은우는 버스 앞 쪽 1인 좌석에 앉았고 한선이와 서연이는 저와 함께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갔습니다. 바깥 날씨가 더웠는데 버스에 들어오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와 기분이 좋았습니다.
“얘들아, 어디 정류장에서 내려야해?”
“판암역에서 내려서 지하철로 갈아타서 3정류장 가면 나와요. 선생님은 그냥 따라오세요.”
저는 그저 아이들 따라 가는 모양으로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이 잘 아는 길이라 아이들이 인도하게 했습니다. 함께 가셨던 최선웅 선생님께서도 그냥 따라 가는 모양으로 조언이나, 간섭 하지 않으시고 한선이와 서연이가 가는 대로 뒤 따라오셨습니다.
“이제 내려야 되요. 선생님!”
판암역에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습니다. 세 정거장을 지나 중앙로 역에서 내렸습니다. 알고 보니 중앙로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지였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지하상가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북적거렸습니다. 지난번에 동료들과 함께 서점에 갔었지만 거리가 복잡해서 방향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아이들과 최선웅 선생님 뒤를 졸졸 따라갔습니다. 따라가다 보니 계룡문고가 나왔습니다. 사회사업가의 부족함은 오히려 강점이 된다는 최선웅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어떻게 가는지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 아이들이 알아서 어떻게 갈지 정하고 목적지 까지 잘 갑니다.
“얘들아, 드디어 도착했다~ 그럼 이제 각자 서점 구경하면서 책 고르고 가지고 온 돈으로 책 살까?”
“무슨 책 사요?”
“야옹 선생님의 초록 처방전 책을 사도 좋고 다른 책들 중에서 보고 싶은 책을 골라도 좋아.”
“당연히 야옹 선생님 책 사야죠. 근데 책 어디 있어요?”
“너희들이 찾아봐야지.”
“이 넓은 데서 어떻게 찾아요.”
“육아 책이니까. 육아 쪽에서 찾아보면 있겠지.”
“아 못 찾겠어요....... 아 여기 있네! 큭큭.”
금방 ‘초록 처방전 책’을 찾았습니다.
“그럼 이제 다른 책들 구경하다가 1시 20분에 카운터 앞에서 볼까?”
“네~ 저희가 선생님한테 책 추천해 드릴게요.”
저도 제가 보고 싶은 책들 보러 서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책 구경 했습니다. 생각보다 커다랗고 보유 권수도 많았습니다. 거대 서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요즘, 지역 서점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인데도 계룡문고는 당당하게 대전 지역에서 그 이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계룡문고는 아이들을 위한 작가 선생님 초청 행사, 어린이들 책 읽어주기 행사, 책과 관련된 장소 여행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서점이었습니다. 계룡 문고 사장님께서는 책 읽어주는 아저씨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같은 서점을 하더라도 누가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회사업도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합니다. 복지사업이 되게 하느냐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가 되게 하느냐는 사회사업가에게 달려 있습니다. 잘 실천하기 위해 정신 차리고 잘 배워야겠습니다.
“선생님 여기요. 추천 책이에요. 선생님 연애하시니까 연애 관련 심리학책 가져왔어요.”
“하하 그래? 고맙다. 한 번 읽어볼게”
“또 가져올게요.”
아이들이 자기들 볼 책은 안 보고 제게 보여주고 싶은 책만 잔뜩 가져옵니다. 한 번씩 훑어보고 고맙다고 한 후에 되돌려 놓았습니다.
“책 다 샀으면 이제 돌아갈까?”
“배고파요. 밥 먹으러 가요.”
“너희들 뭐 먹을지는 정했니?”
함께 가셨던 최선웅 선생님께서 물어보셨습니다.
“아니요.”
“그럼,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 찾아볼까?”
“네”
밖으로 나가서 먹을 곳을 찾다가 분식점에 들어갔습니다. 나들이 오기 전 각자 점심 값을 가져왔습니다.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 시켜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배부르게 밥 먹고 버스타고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얘들아 오늘 수고했다. 다들 집에 가서 한 숨씩 자고~”
“선생님 저 이따가 학원 가야돼요......”
“그래? 아이고, 어쩌나 피곤하겠다.”
미안했습니다. 예상했던 시간 보다 조금 길어져서 피곤했을 겁니다. 그래도 이렇게 책 나들이 한 경험이 좋은 추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작가와의 대화는 한선이와 서연이 두명의 친구들이 거의 모든 준비과정을 직접 하고 있습니다. 피곤하고 귀찮을 때도 있을 텐데 이렇게 열심히 해줘서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