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2025년 5월 19일

by 시라노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쓰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기 때문에 한 문장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상대적으로 마침표보다 쉼표를 많이 사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 처음이다 보니 당연히 하는 실수이다. 적절히 사용된 쉼표는 문장의 템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자칫하면 말하고 싶은 방향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쉼표를 잘 사용하지 않으려 의식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마침표, 쉼표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문득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삶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과 상담을 하거나 책을 보며 나름의 해답을 찾아보곤 했다. 이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쉬어라', '쉴 때가 되었다'였다. 마치 글을 쓸 때 쉼표처럼 말이다. 맞는 말이다. 쉬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깐.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쉼표, 쉬어 가는 게 진짜 답일까?



글을 쓸 때 쉼표의 역할은 분명하지만 초보 작가나 글을 쓰는 것에 미숙한 사람에게는 글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이 쓴 글이지만 본인도 이해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차라리 마침표를 찍는 연습이 글을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또한 읽는 사람에게 편안한 느낌마저 줄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삶이 복잡한 순간에 쉼표 대신 마침표를 찍게 되면 내 삶과 방향에 대해 더욱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쉼표는 쉬어가는 의미도 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므로 삶이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쉼표의 마지막 순간에 내 삶과 방향에 대해 더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글쓰기에서 쉼표가 많아지면 글이 복잡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이때는 과감히 마침표를 찍는 게 낫지 않을까? 글쓰기에서도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글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한 문장이 끝나는 것뿐이다. 인생에서도 쉼표를 찍는 것 대신 삶의 순간순간에 마침표를 찍는다면 어떨까? 인생이 좀 더 단조로워지고 이해하기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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