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궁금한 게 없었다

글쓰기 의미

by 안상현

나는 어릴 적부터 궁금한 게 별로 없었다. 하루는 늘 정해져 있었다. 학교 가고, 집에 오고, 밥 먹고, 공부하고, 가끔 친구들과 놀고. 궁금함보다는 그날그날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며 살았다. 그래서 난 늘 ‘바쁜 아이’였고, ‘성실한 학생’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던 걸까?” 어쩌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건 아닐까. 혹은 내 성향이 원래 그런 건 아닐까. 궁금함이 없었던 게 아니라 궁금할 틈이 없었던 걸까.


이런 질문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겼다. 글을 쓰면서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에 마신 커피 맛,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노란 개나리, 간지러운 아이의 말투, 시원한 아내의 웃음.


천천히 보고, 자세히 보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왜 그럴까?’ ‘이건 뭘까?’ 하고 묻게 된다. 나는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호기심을 품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일상과 나 자신에 관해서도.


#하루5분글쓰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립은 정의가 아닙니다 그냥 회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