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사회 속에서의 평범한 삶

나다움 레터

by 안상현

평범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땅에서, 평범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은 대개 이렇다.


20대 초반까지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경쟁하고, 대학을 가도 또 좋은 스펙을 쌓으려고 몸부림친다. 졸업 후에는 안정된 직장을 찾아 헤맨다. 합격하면 감사하고, 탈락하면 패배감을 안고 산다. 직장에 들어가면 회사와 나 사이에 끝없는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평범한 월급에, 평범한 스트레스, 평범한 야근. 그래도 다행이라 여긴다. '나는 아직 버티고 있으니까.' 서른 즈음 결혼하고, 대출을 끼고 집을 산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삶의 무게가 두 배로 느껴진다. 그래도 말한다. "다들 이렇게 사니까, 나도 괜찮아."


주말에는 아이 학원 픽업과 장을 보고, 한 달에 한 번쯤 가족 나들이를 계획한다. 잠깐의 행복 뒤엔 다시 월요일 아침 지하철. 밀려드는 사람들 속에서, '이게 삶인가'라는 생각을 애써 밀어낸다. 가끔 친구들과 술 한잔하며 푸념한다. "그래도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좋은 거야." 위로하는 동시에 스스로 다독인다.


평범함은 대한민국에서 거대한 경쟁 끝에 얻은 일종의 '자격'이다. 안정된 직장, 결혼, 육아, 대출, 퇴직금. 이 궤도에서 벗어나면, 사회는 금세 '문제 있는 사람'으로 본다. 그래서 다들 안다. '평범한 삶'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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