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에 정신이 팔려 있을까

나다움 레터

by 안상현

예쁜 꽃을 보고도 예쁘다 말하지 못했다.

아무 말 없이 지나쳤다.

가슴 아픈 노래를 들었지만 울지 못했다.

그저 가만히, 귀를 닫은 채 앉아 있었다.


언제부턴가 무엇에 그렇게 정신이 팔렸는지,

세상이 손짓하는 것도, 내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고, 사람들은 웃고 울지만

나는 그 한가운데서도 투명하게 스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정신이 팔려 살고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살아 있는 걸 실감하지 못할까.

조용히 묻는다. 나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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