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무너지지 않는 사람

하루 5분 글쓰기

by 안상현

어떤 사람은 말이 적다. 누구에게도 고민을 쉽게 털어놓지 않고, 늘 조용히 혼자 감정을 처리한다. 겉으로 보기엔 강해 보이거나, 무심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속으로는 요동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더 많이 지쳤다.


그러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감정을 밖으로 꺼내지는 못해도 종이 위에라도 꺼내 보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글로라도 풀어내면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강함’을 말하지만, 진짜 강한 사람은 조용히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다. 조용히 견디고, 조용히 복구하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런 사람은 매일 조금씩 쓰는 글로 자신을 돌본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를 회복시키는 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글. 그리고 나 자신과 다시 연결되는 글.


나는 글을 쓰며 내 안에 단단한 층이 생겨나는 걸 느꼈다. 남들이 모르는 힘. 한 줄씩 쌓아 올린 마음의 근육. 이제 나는 안다. 아무도 몰라도 괜찮다. 내가 나를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 이 순간을 버틸 수 있는 힘이라는 걸. 글을 쓰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사람. 나는 오늘도 그 길 위에 서 있다.


#하루5분글쓰기 #중년심리일기 #자기성찰에세이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걱정이라는 이름의 게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