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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여성, 주식 수익률 1위의 비밀

투자 인문학

by 안상현

요즘 코스피가 오르면서 주변에서 ‘나도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진짜 수익률 1위는 젊은 남성이 아니라 60대 이상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오늘은 그 이유를 심리와 철학의 관점에서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NH투자증권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 투자자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60대 이상 여성으로 평균 수익률은 30~60%였습니다. 반면 20~30대 남성은 20%에도 못 미쳤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86세 전원주 씨가 2만 원대에 매수한 SK하이닉스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했으며, 현재 2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워런 할매’라고 부릅니다.


60대 이상 여성들의 공통점은 ‘빨리 벌려는 욕심이 없다’는 겁니다. 그들은 단기 차익보다 좋은 기업을 오래 들고 있는데 집중합니다. 어떤 60대 여성 투자자는 “반도체주에서 30~40%, 생활비로 월 300~500 정도 번다.”라고 말씀하셨고, 또 다른 70대 여성은 “많이 번 건 60% 이상”이라고 말합니다.


이건 단순한 투자의 기술이 아닙니다.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죠. 20대 남성 투자자는 "수익률은 5~6%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곱하기 2배 곱하기 3배 같은 것도 사보고 하다가 물렸어요."라고 말합니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게 잘못은 아닙니다. 조급함이 늘 문제의 원인이죠.


손실이 큰 투자자의 공통점은 감정 때문입니다. 그 감정이 수익률을 갉아먹습니다. 자주 사고팔게 만듭니다. 상승장에 따라 올라가서 고점에 매수하고, 다시 하락할 때 두려워 매도하는 행동으로 손실을 반복합니다.


나이가 들면 ‘기다림’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빨리 결과를 보려 하지 않아요. 주가가 내려가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견디죠. 젊을 땐 아이 학원비, 생활비로 바빴지만, 이제는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를 합니다. 60대 여성 투자자들은 대체로 ‘큰 욕심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평온함이 복리의 기회를 가져다줍니다.


젊은 세대는 정보도 빠르고 분석력도 뛰어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성’이 없습니다. AI 리포트, 유튜브, 단타 커뮤니티를 보며 매일 전략을 바꾸죠.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너무 똑똑해서 손해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주식은 IQ가 아니라 EQ의 싸움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워런 할매’들이 이기는 것이죠. 그들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익을 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좋은 기업을 믿고 오래 기다렸기 때문’이죠.


투자에서 중요한 건 나이도, 정보도 아닙니다. 급할수록 쉬고, 불안할수록 덜 움직이고, 욕심이 올라올수록 계좌를 닫아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워런 할매들의 철학입니다. 우리는 어떤 투자 습관을 지니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돈을 불리는 일보다 마음을 단련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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