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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공리셋 Jul 21. 2021

워킹맘의 CCTV 활용법

전화받아

워킹맘에게 제2의 조력자 CCTV.


2019년 가을쯤 마침 나의 멘털붕괴로, 그리고 곧 아이가 1학년 입학을 기다리고 있어 육아휴직을 내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학교를 가기는커녕 우왕좌왕 유치원 졸업식도, 초등학교 입학식도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지금 2학년이 되어서야 1학년 때 경험했어야 할 학교생활을 경험하고 있다 보니!

그런데 막상 엄마는 복직을 하고 보니!

 정신도 없고 모든 게 새로운, 챙겨야 할게 많은 처음겪는 초딩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는중이다.


돌봄 수용이 부족한 초등학교라 학기 중에는 학원 뺑뺑이 돌리고, 외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어영부영 잘 지내왔는데  방학이 되고보니 또 골머리다...

외할머니도 오전 시간에는 나름 건강관리하시느라 나의 출근 시간에 맞춘 아침 7시 반부터 집에 와달라고 하기에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양육을 도와주시는 조부모님도 오래 롱런하려면 서로 지치지 않아야 하기에, 그리고 아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기에 고민하다 어느날 문득 광고에서 보았던 CCTV가 생각났다.


아이가 아직 초등 저학년이라 핸드폰을 멀리하도록 하고 싶지만 어쨌든 연락 수단이기 때문에 손에 꼭 쥐고 다니도록 늘 일러두지만 늘 핸드폰을 액세서리 취급하고 있다.

지가 꼭 필요할 때 빼고는 내팽겨 쳐놓기 일쑤다.

학기중에는 외할머니가 계셔서도 딱히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진짜 혼자인 시간이 길어지기에 필수였다.


"oo아, 이제 방학하면 할머니는 오후에 오실꺼니까 아침에 방과 후 안가는날 있지? 학원 갈 때까지 혼자 있는 시간안 책도 읽고 학습지도 해놓고! 제일 중요한건 엄마연락을 꼭 받을수 있게 핸드폰 챙기고..."


내가 시어머니 잔소리 듣기 싫은거랑 같은 기분인 걸까?

백번 일러줘도 한 귀로 슝~ 슝~나가는 모냥이다...


집에 혼자 있게 된 첫 날이었다.

깜빡하고 못챙겨준 용건이 생각나서 휴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받지 않는다....

며칠 전 설치한 CCTV를 켰는데 늘상 거실에서 진을 치는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으로 들어가 있는 건가?'


"OO아!"

CCTV 카메라 음성을 켜고 아이를 불렀다.

카메라 앞으로 나타나지도 인기척도 없는듯 보였다.

아무리 크게 불러도 나타나지 않는다.


앞에 행선지가 없는 날이라 집밖을 나가지 않있을거라 크게 걱정 안하려 했는!

이 예민한 엄마는

'사각지대 어디선가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어디서 뭐 하고 있는...'


5분쯤 지켜보다 계속 나타나지 않아

cctv의 음성버튼을 켜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네?!~~"안방에서 달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휴....' 괜한 걱정했구나 싶었다.

 너~무 가운 마음에 한시름 놓였다.


"안방에서 뭐했어?!"

"똥 쌌어"

...그래...

"엄마가 부르면 대답해야지, 똥싸도 대답은 할 수 있잖아!!"

"대답했어!"


우리집이 대궐도 아닌데 cctv 음성지원 거리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가보다.


"다음부턴 더 크게 대답해!"

아이한테 괜히 짜증이다...

"지금 엄마한테 전화 걸어봐~"

아침에 마저 전달하지 못한 내용을 읊어주는 중이다.


CCTV에게 감사한 건,

전화통화 안될 때 전화받으라고 얘기할 수 있어서.

이렇게 하트 날려주는 아이의 얼굴을 실시간 볼 수 있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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