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의 얼굴로 하루에 기껏 연락을 한다는 사람은 우리 가족. 지인 한 두어 명 평균 다섯명이 다였는데...
어제는...
설비팀 사장님, 개업가게 기술부부장님. 기술부직원. 에어컨설치기사. 간판사장님. 본사 cs매니저. 키호스트 직원. 인테리어대표님. 인테리어이사님. 전단지인쇄소. 그리고 온라인스토어 관련 물품 고객문의가 들어와 제조측연락. 집 관련 정수기기사님. 정수기케어직원분. 티브이이전설치 기사님. 이전 세입자분. 이사 후 아이들 차량탑승 장소변경으로 학원선생님들.
마지막으로 가게에서 늦게까지 손을 보다 밤 10시가 넘어 나서려는데 내 차 앞에 다른 사람이 가로로 서서 차를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늦은 시간 낯선 아저씨의 목소리는 내가 잘못한 것이 없었더라도 뭔가 미안한 마음과 불편함이 앞섰다.
최근 일주일 동안 내 폰에 찍힌 연락처를 보며 지금까지와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실감했다.
내 삶의 큰 전환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선생님께는 공손하게 엄마였다가 뒤돌아서면 사장님으로 때로는 고객으로 나의 목소리나 말투나 톤이 순간이동하는 것 같은 느낌은 나도 내가 낯설었다.
밤 10시 기계에 물이 공급되지 않는 원인을 찾느라 고생하고 막바지 폭발 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이들이 엄마를 반겨준다.
"안 자고 뭐 했어?!"라는 말대신 "엄마 늦게까지 기다려줘서 고마워"라는 말로 대신하며 아이들을 안아주는데 따뜻한 온기가 역시 나의 비타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