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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공리셋 Feb 05. 2024

새벽 4시 출근, 6시 퇴근

새벽시간 오감발동

4시에 출근해서 6시 퇴근하는 것도 괜찮네.

시공간에 따른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해서 '퇴근'이라고 칭하지만, 자꾸 무인가게 cctv를 들여다보느라 마음의 분리는 도저히 불가능.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하기 위해 내가 편한 시간을 선택했다.


타인에게서 방해받지 않는 시간.

이용하는 손님이 없을 시간.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서 엄마를 찾기 전 시간.

.

.

.

그렇게 해서 새벽 4시.


창업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일의 강도도 없고 높낮이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고, 경계도 없다.

대개 쉬운 일 같은데 막상 덤비면 못해내서 속상한 일.

고퀄의 일은 당연히 전문가에게 맡기지만,

이 정도는 내가 해야 돈을 아낄 수 있겠다 생각하고 덤비면 시간만 버리고 결국 누군가에게 sos를 치는 나에게 속상한 일은 다반사.

이 정도는 진짜 내가 한다 싶어서 영상 찾다가 남편에게 전화 걸기도 다반사.


상의 모든 자영업 하시는 사장님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건 회사를 다닐 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다.

회사밖으로 나오니 오히려 별의별 너무 많은 부류 사람을 만나다 보니, 내가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뾰족한 감정이 무뎌지는 걸 느껴가는 요즘이었다.

몸과 마음이 힘이 드는 건 물론이었고, 처음 경험에서 오는 불안함이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았다.


고요하고 적막한 새벽거리의 풍경은

비가 내린 후의 습하지만 시원한 냄새는

이러한 요즘의 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것 같아서 잠시 문 밖을 나가 한참을 서 있었다.


새벽거리를 예쁘게 만드는 청소하는 미화원아저씨도 보이고, 두리번두리번 진짜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조용히 나타나 화들짝 놀라게 하는 길고양이가 되려 반갑게 느껴졌다.


다시 돌아와,

새로 배송된 의자를 어떻게 조립할까 고심하다 드라이버를 쥐고 돌릴 손아귀 힘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연장이 없다는 핑계로 저 멀리 미뤄두고,


세탁기먼지 닦고, 털고, 건조기 먼지 필터를 털어내고, 걸레로 정리대와 바테이블을 닦고, 바닥청소 하고, 쓰레기통 비우고, 가게 앞 도보를 쓰는 걸로 마무리...


그리고 차에 올라타니 6시3분...

뿌듯하다.


오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끝낸 거 같아서.

오늘 하루의 시간이 무척이나 넉넉할 것만 같아서.


잘 있어라, 빨래방아.

오늘은 나 찾지 말고 잘 돌아가길 빌어.

내가 본래 새벽형 인간이 아니거든.

4시에 벌떡 일어나 청소로 하루를 시작한 오늘이 나는 무지 피곤할 것 같거든.

집에서 뒹굴고 싶다.

그러니 부탁할. 찾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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