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정직해!
어제 쉬었던 탓에 오늘 참 힘들었다.
내몸은 언제나 정직했었다.
10년 이상 농구를 했을 적에도.
하루라도 쉬면 몸이 삐그덕삐그덕.
기량도 흔들흔들.
그 습관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몸은 배신하지 않는가보다.
저녁 8시 30분
이제야 러닝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었다.
내적 갈등이 심했지만
결국 운동화 끈을 동여매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칭찬하며
항상 달리던 그 장소.
숙지공원 운동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제법 선선했다. 바람막이를 입고 나오길 잘했다.
항상 하던대로 음악을 선곡하고
러닝 어플의 시작버튼을 눌렀다.
오늘은 특별히 가이드런을 선택했다.
왠지 힘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저녁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옆구리가 아프다.
1km 정도 달리다가
잠깐 걸었다.
이어폰 속 가이드는 나의 상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대의 대본대로
주절주절댄다.
멈추고 싶지만 그냥 냅둔다.
그간의 기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20여분 지난 후에야 몸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온 듯했다.
보폭이 길어지고 가벼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가이드의 말에 집중하며 호흡을 컨트롤하려고 했다.
한 동안 집중했더니 벌써 5분밖에 남지 않았다.
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마무리했다.
총 시간은 40분, 6.2km를 달렸다.
그래도 선방했다.
구간 기록이 마지막 5, 6km에서 6분 2초였다.
1~4km지점에서의 6분대 후반 7분대 초반의 기록보다 빨랐다.
그렇게 가뿐 숨을 몰아쉬며
뿌듯한 마음 안고 집으로 향했다.
# 오늘의 한줄평
내 노력은 다른 사람들은 모를 수 있지만 몸이 기억해준다. 다행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