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을 조절하는 법
간만에 오후시간에 자유로웠다.
직장에서 나온 후 집으로 차를 몰았다.
'뭐하지?'
'소파에 누워서 TV?'
'아님 카페로?'
'이것도 아니면.....러닝?'
뭘 해도 상관없는 자유시간.
결국 난 러닝을 택했다.
집에 오자마자 내 마음에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얼른 러닝복을 입고선
집을 나섰다.
다행히 날씨가 덜 더워서 1시간 정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릿속으로 러닝 루트를 그려본다.
오늘 같은 날 운동장 러닝은 왠지 심심하다.
그래서 도로를 질주한다.
루트 고민에 갈팡질팡 할 시간에 우선 달리고 봤다.
내 발걸음과 신호등이 이끄는대로(정확히 신호등이 결정해줬다).
첫 번째 기로에서 신호등은 성균관대 방향으로 점지해줬다.
그대로 묵묵히 달렸다.
지하차도를 지나고 언덕을 오른 후 내리막길을 시작될 때부터
멋진 가로수가 선사한 그늘이 날 기다렸다.
선선한 바람과 그늘 덕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성균관대 앞을 지나면서
종강해서인지 코로나 때문인지 대학가가 한산했다.
성대역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몸이 굳지 않도록 제자리 뛰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쳐다본다.
관심이라고 해두자!
다시 달리면서 살짝 지쳤는지
나도 모르게 신호등을 조절한다.
그리고는 연신 제자리 뛰기다.
이 과정이 몇 번 한 후에야 집에 도착했다.
1시간을 달렸고 9km를 찍었다.
뿌듯했다. 뭔가 해낸 듯한 느낌이다.
이 기분에 러닝한다.
# 오늘의 한줄평
내가 신호등을 컨트롤할 줄 몰랐다.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