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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Jul 23. 2020

장마의 고마움과 야속함

2020. 07. 22.(수) 17:48 / 40:19 / 6.07km / 6'38"/km

2020. 07. 21.(화) 20:17 / 40:30 / 7.78km / 5'58"/km

2020. 07. 21.(화) 07:05 / 30:19 / 4.63km / 6'32"/km

2020. 07. 20.(월) 19:40 / 45:13 / 7.56km / 5'59"/km

2020. 07. 19.(일) 12:47 / 1:02:33 / 9.08km / 6'53"/km


이번 주 러닝 기록이다. 


2주 전부터 달리기 페이스가 현격히 줄었다. 

장마 때문인지.... 장마 때문이고 싶은 건지....

며칠 달리지 않으니까 몸과 마음이 달리고 싶지 않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의지에 내 생각은 정복당했고 그래서 러닝이 들쑥날쑥했다. 


어제는 아내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며칠 전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그 당시 장도연이 먹었던 회가 너무 먹고 싶었는지... 어젠 반드시 먹어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내 마음도 그랬는지라... 유혹에 홀딱 빠졌다.

그래도 덜 빠지고 싶다는 생각에 퇴근하자마자 러닝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달린 후에 먹으면 그나마 나을 듯하여. 때마침 비도 그친 상태였다. 

주로 달리는 운동장이 비로 젖어서 달릴 수 없는 상황이라 결국 도로를 달리기로 했다. 


보도블록에 간간히 고여 있는 빗물을 밟으며 신발과 옷이 젖었고

습한 날씨 덕에 예전보다 더 일찍 더 많이 땀으로 모자와 운동복이 젖었다. 


도로를 달릴 때 요령 하나!

최대한 신호등에 방해받지 않는 코스로 달릴 것!

페이스가 끌어올려야 할 때 멈춘다면 더욱 힘들게 된다. 

따라서, 동네를 잘 파악해두고 논스톱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그 신호등이 반가울 때도 있겠지만~


그렇게 달리던 중 횟집 앞을 지나가다가 

청소하던 물에 신발이 흠뻑 젖고야 말았다. 

그 찝찝함이 양말을 타고 말초신경계에서 온몸을 돌아서 중추신경계를 자극했다. 

머리에도 비린내가 나는 듯했다.


가게 앞을 지나면 나도 모르게 나의 뛰는 모습을 보곤 한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그래도 가게를 또 지나가면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을 힐끔 쳐다보지만.....

나르시시즘을 느끼고 싶은 생각이 1도 들지 않게 된다. 

상상 속의 내 모습에 만족해야겠다. 


장마다. 

현재 시간 오후 2시.

아침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오늘 못 달리겠다. 

그럼 집에서 뭐하지?


# 오늘의 한줄평

내게 핑계를 준 장마가 고맙기도 야속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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