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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사이시옷 Jul 05. 2020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팝니다, 프리랜서 마케터

인터뷰 / 현직 프리랜서 마케터 이슬기 님



1_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패션 에디터를 하고 이후 법률 마케터로 전향 후 현재 프리랜서로 몇몇 기업들의 마케팅을 진행하는 마케터입니다. 소기업의 경우 전문 마케터를 둘 여력이 없어서 기획, 제품 판매나 광고 등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집행하는 요령이나 노하우가 없어 힘들어하는 곳이 많아요. 가볍게는 업체 간의 핸들링부터 세팅이나 콘텐츠 등을 도와주고 있어요. 보통 이런 경우 큰 방향성을 주는 일에서부터 마무리 단계의 세세한 부분까지 컨트롤할 일이 많아요. 하지만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경험들이 소규모 업체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제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2_본인이 기획한 프로젝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그 이유는? 


패션 에디터로 일할 때 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에선 전문적인 스포츠 웨어(래시가드 같은 스포츠 웨어)를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기획의 방향성도 전문적이고 기능적으로 풀어내는데 집중해 있었죠. 브랜드의 네임벨류가 아디다스나 나이키 같은 전문 브랜드가 선입점 한 상태여서 매출이 기대치만큼 나오질 않았어요. 기획의 방향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좀 더 일반적인 접근을 하다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저 자신에게 집중해보기로 했어요. 제가 통통한 편이라 레깅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통통한 사람들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통이 넓은 워터 팬츠를 만들어 보기로 했죠. 이미 몸이 좋은 사람들은 인지도 있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에서 구매를 하죠. 하지만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이어트 중인 일반인이 많다는 거죠. 스포츠웨어의 기능성을 제공하지만 내 콤플렉스를 감춰주는 옷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운동을 막 시작한 사람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기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컴플렉스를 감춰주는 기획에서 시작된 작업물 / 이미지 = skot)


테스트로 내놓은 워터 팬츠가 내부적으로 1 상품이 됐어요. 기획 당시에도 수요는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저도 몰랐거든요.(웃음  사내에서 전체적인 기획과 디자인의 방향을 일반인에게 맞춘 디자인으로 진행하게 됐어요. 그렇게 진행된 제품들은 모두 매출에서 엄청난 성과를 이루었어요이걸 숫자가 아닌 체험에서 느끼게 된 건  친구가 저희 브랜드의 옷을 입는 걸 보고 알게 됐죠.(웃음) 그런 방향성의 기획들도 성공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고 차후 일에 진행이 수월했어요. 


단순히  팔려서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시장이 원하는 기획을 하고 기획이 적중했을  느꼈던 실질적인 경험들어떤 의도로 기획을 했고  팔렸는지에 대한 분석을 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그때 많이 배웠죠 







3_의상디자인을 배우다 마케팅으로 전향하셨는데 기존 디자인을 배운 것이 마케팅에 도움된 부분이 있다면?  


디자인이 가능한 마케터가 된 게 크죠. 마케터는 빨리 실행을 하고 집행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디자인팀이 바쁠 땐 마냥 우리 걸 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요.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독자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속도전이 필요한 마케팅에서는 이런 하나하나가 큰 차이(매출적으로)를 벌인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편하게 이야기 하지만 배우기까지 손바닥 맞아가면서 배운 기억이 있어요.(웃음) 







4_전문성이 있는 마케팅업(법률)에 종사하셨습니다. 입사 계기가 있다면? 


생활적인 부분이 큰 것 같아요. 과거 제가 치과 교정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당시에 치과 사기가 많았어요. 제가 다니던 치과의 원장님이 빛만 남기고 돌어가셨죠. 상황은 안타깝지만 저는 이미 지불한 금액이 있고 치료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할머니가 의료사고를 당해서 오른쪽 신체가 마비가 오셨던 일도 있었죠. 병원 측에서 이야기한 '간단한 시술'로 의료사고를 당하고 나니 너무 힘들었어요. 막연하게 '이런(법률적인) 걸 잘 아는 사람이 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법률은 내 삶과 밀접하고 문제가 됐을 때 강한 힘이 돼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전 회사(법률전문)의 스토리 펀딩을 보게 되었는데 '누구나 쉽게 법률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겠다'라는 비전에 공감해서 지원하게 됐어요.  

해보지 않은 분야에 지원을 하게 되어서 두려움은 있었지만 (법률을 알고 싶다는) 간절함이 앞섯던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해보자.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카드 뉴스를 준비해 갔어요. 면접 중에 파워콘텐츠를 준비 해오라는 미션이 있었고 어렵게 입을 열었죠. 


"저... 혹시나 싶어 미리 과제를 준비해왔습니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고 "2차 면접 날짜에 대한 연락을 조만간 드릴게요"라는 말과 함께 면접장을 나왔어요. 속으로 '떨어졌다' 싶었죠. 내가 어필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어필했으니 후회 없이 집으로 가고 있었죠. 집에 다 도착할 즈음에 연락이 왔어요. 



"2차 면접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와 같이 일해봐요" 
그렇게 법률 회사와 일하게 됐어요. 



면접에 앞서 미리 예상 과제를 준비해 왔다니... 당연히 합격각.... / 이미지 = 질풍기획







5_법률 업체 마케팅팀과 일반 마케팅팀의 차이나 특이점이 있었다면? 


제약이 많은 게 큰 차이인 것 같아요. 단어 선택이나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이 보수적이죠. 일반적으로 쉽게 구매를 하거나 충동구매를 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잖아요? 가장 어려웠던 것도, 가장 집중했던 것도 타기팅이었어요. 정말 필요해서 회사를 만들 사람, 정말 필요해서 돈을 받아야 할 사람 등을 정확하게 타기팅해야 하는 게 차이점이고 특징인 것 같아요. 


전문적인 분야인만큼 의학, 법률계의 광고법 조항은 까다롭다 / 이미지 = 아주 로앤피 기사








6_일반인이 알아야 할 좋은 법률 사례가 있는지? 


부모님 사후에 상속을 받는데 재산만 상속을 받는 게 아니고 빛도 함께 상속을 받아요. 만약 빚이 많을 경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를 위한 신청을 해야 해요. 상속포기를 하면 재산과 빚을 포기하는 거예요. 만약 집에 빚이 많았는데 상속포기를 했다면 채권자가 와도 '상속포기'를 했다는 증명을 하면 나는 안전해져요.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1순위 상속자가 상속 포기를 했을 경우, 상속권은 2순위, 3순위에게 가요. 최악의 경우 내가 돌아가신 분의 먼 친척인데 나도 모르게 그분의 상속권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겨요. 중요한 건 상속포기에 대한 신청을 3개월 안에 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하게 되면 내가 상속받는다는 것으로 인정해요. 


나도 모르는 사이 채권자가 우리 집 문 두드릴 수도 있다는 것 / 이미지 = 프리픽


보통은 1순위의 상속자가 상속을 포기했을 때 2순위 분에게 구두로 이야기해주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자신도 모르게 상속인이 될 수가 있지만 고인이 돌아가신 내용을 몰랐을 때는 그 내용을 안 시점에서 3개월 이내에 고인이 돌아가신 내용을 몰랐다는 증명과 함께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 신청을 해야 해요. 







7_업무 외에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그로스 해킹(데이터 분석)과 스타트업 커뮤니티(커뮤니티 명 :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에서 에디터 활동을 하고 있고, 마케팅하는 친구들과 음악 관련된 사이드 프로젝트 진행을 하고 있어요. 남들과 함께 있을 땐 전체적인 결정에 따라가는 편이지만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에서 하고 싶은 걸 하는 편이에요. 후회해도 하고 후회하는 게 좀 더 나은 것 같아요.(웃음) 


https://brunch.co.kr/@lovelythankyou/41








8_자신만의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면? 


궁금한걸 못 참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뭘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칭찬을 못 믿어요. 누군가가 저에 대한 칭찬을 했을 때 오롯이 믿는 게 아니고 그제야 객관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문제고,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점이 다시 생겨요. 






9_마케터의 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말? 


스피노자가 했던 말인데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라는 말을 좋아해요.  

예전엔 '한 우물만 파면된다'라고 해서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이 대단해 보였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 사람은 그 부분만 판 게 아니라 폭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 많았어요. 겉에서 봤을 때는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판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여러 군데를 넓게 파보고 자신에게 맞고 자신 있는 스팟을 찾아내고 그곳에 집중하는 거였죠.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 근대를 연 3인의 철학자 중 한 명인 스피노자



저는 스스로 편협한 시각을 가지는 게 싫어요. 그런 시각을 가지지 않으려면 타인에게 공감해야 하고,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스폿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10_마케터로서 또는 본인의 미래의 목표점이 있는지? 


아직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요. 세상에 궁금한 게 안 없어졌으면 좋겠고, 그런 걸 안 놓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가 나태함에 빠지기 쉽다는 걸 알아서 그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태함에 빠진 시간이 끔찍하게 싫었어요. 그런 후회를 하기 싫어요.(웃음)  


제가 법률 마케팅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게 좋았어요. 사람들이 정말 힘들 때 법률 서비스를 찾아요. 그 문제가 해결이 되면 그 문제를 계기로 '제2의 인생'을 산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문제가 해결된 후에 어떤 분에게 "덕분에 제가 일상생활을 하게 됐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 나게 좋았던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현직 프리랜서 마케터 이슬기 님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seulgoo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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