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 Stor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한 Jan 24. 2021

4000 / 25- 8평 월세집 구하면서
느낀 점

세상에 내가 살 집은 어딘가 있다.

40채가 넘는 집을 1년간 쭉 봤다. 그동안 10명 정도 부동산 업자분들과 만나기도 했고, 집 계약을 결국에는 해내어서 오늘 그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

매년 뉴스의 첫 소식으로 나오는 단골 기사다.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주춤했다가 다시 오른다는 이야기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결국 나에게도 집 값 걱정을 하게 되는 날이 왔다.

.

많은 분들이 중소기업 대출(중기)이라는 알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저금리이기 때문에 많은 사회 초년생 이용하는 상품이다. 나 또한 중기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동시에 1억이라는 나의 대출 상한선이 정해졌다. 그렇게 최초에는 전셋집만 알아보았다. 아무래도 월세로 발생되는 비용이 나에게는 너무 크게 다가왔다. 

.

하지만, 전세 대출받은 돈 만으로 내가 얻을 수 있는 집은 가구를 놓고 바닥에 눕지는 못하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 정도였다. 대략 화장실과 보일러실 포함해서 4~5평 정도 되는 것 같다. 분명 누군가는 그 정도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답답해서 살지 못할 것 같았다.

.

결국 1억이라는 대출을 껴도 작은 집 밖에 없다는 생각에, 월세도 같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때가 대략 15개의 집을 보고 나서다.

.

하지만 월세 집이라고 해서 다른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된 작은 신축형 원룸의 가장 평균적인 시세가 1000 / 43에 공과금 미포함 옵션이다. 여기에 주차를 하게 되면 주차비도 따로 받는 곳들도 수두룩하다. 어떤 곳은 차가 없다고 해도, 받는 곳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거의 월 50만 원 이상이 고정적으로 지출된다. 그래서 보증금을 올려서 살 수없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거절을 했다.

.

이때가 30번째 정도 집을 보고 나서 들었던 절망감이었다. 그렇게 나는 '아... 그냥 3시간 출퇴근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집을 잠시 보지 않았다.

.

그리고 해가 바뀌어 '집에서는 도저히 못 살겠다.' 생각을 해서,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 번 목표는 다가구 주택과 반전세로 눈을 돌려보았다. 이전에는 그저 신축 원룸만 쭉 ~~ 돌아보았다가, 네이버 부동산에서 빌라, 다가구 쪽을 슬쩍 보았는데, 오....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났다.

.

내가 집을 구할 수 있는 이유가 딱 이 차이였다. 5개 정도 집을 봤는데, 벌써 계약하고 싶은 집들이 보였다. 그러나,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집의 구조가 세로로 너무 길거나, 위치적으로 약간 아쉬웠다. 그리고 6번째 집을 보는데 마음속으로 '아!! 이 집이다.'생각이 들었다. 당시 집들을 둘러볼 때, 다른 분과 같이 봤는데, 저분이 먼저 한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는데, 그분은 더 큰집을 찾아 떠났다.

.

그렇게, 나는 36번 대로 본 집을 계약했다.

 

내가 집을 계약하고 나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첫 번째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을 정해라.'이다. 그것이 집의 크기일 수도 있고, 집의 방향, 직장과의 근접성 등 여러 옵션들이 존재할 것이다. 나는 풀옵션과 크기가 큰 집 그리고 저렴한 집 값이다. 상당히 많은 욕심을 부렸다고 할 수도 있으나, 결국은 구하고 말았다. 

.

이런 정해진 규칙을 합리화 앞에 혹은 귀찮음 앞에 버리기에는 '집'이주는 의미가 나에게는 너무 컸다. 그래서 위에 3가지는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두 번째로 '최대한 많은 집을 보자.'이다. 혹자는 이런 것이 시간 낭비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보통 일을 끝내고 집을 보고 오면 저녁 11시에나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 생활을 2달을 했더니 버거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약간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보자는 생각에 수시로 부동산 가격을 검색하고, 집을 보러 갔다. 약간 장 보러 가는 느낌이랄까? : )

.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집을 본 것이 헛수고가 아니라는 점이며, 집을 많이 본 덕분에 나의 판단력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여기서 3번째 느낀 점을 동시에 말해보자면, 결국 집을 찾는 것도 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운이라는 것도 판단력이 있어야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공식은 '노력 + 운'이다. 만약 내가 지금 계약한 집을 처음으로 봤다면, 계약을 했을까? 아마 의심부터 들고, 하지 았을지도 모르겠다. 이전에 많은 집을 보았고, 그 덕분에 집을 바로 잡았다. 

.

1년이다. 집을 보고 다닌 지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런 점은 나중에 집을 알아볼 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한 번 공식이 만들어지면, 더욱 효율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과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직업인으로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