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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r 31. 2021

인터뷰 (4) 이 길을 선택한 걸 후회했던 순간은?

행복한 옷입기 코치 인터뷰 (4)

Q. 이 길(스타일 코치)을 선택한 걸 후회했던 순간은?


A.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자책하고 후회하기 보다는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후회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니 후회보다는 '좌절'에 더 가깝더라구요. 이미 엎질러진 물, 선택한 삶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모든 순간이 즐겁고 희망찼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이거든요. 그래서 질문이 후회했던 순간은?보다는 좌절했던 순간은?이 더 알맞다고 보고요. 좌절이야 지금도 계속 하고 있죠. 스타일 코칭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매순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개선해야 될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하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깨달으면서 나와 세상의 접점을 찾으려는 순간순간이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그러면서 성장한다고 믿지만 그 성장의 속도가 매우 더딘 사람이니 원하는 삶을 위해 스타일 코치라는 일을 선택했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는 현실에 늘 좌절하고 또 무릎을 털고 일어나는 일을 반복 중입니다. 


Q. 그렇다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을까요?


A. 예전에는 무언가가 안 되었을 때 오기로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첫 책을 낼 때도 3년이 걸렸지만 꼭 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결국 출간할 수 있었고<저는 책 출간이 처음인데요>, 이 일을 이렇게 오랫동안 하고 있는 것도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내 일을 통해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할까?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서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답을 찾고 이루는 것(책 출간 등)도 있지만 여전히 답을 찾는 중인 것이 바로 '생활 영위' 부분이에요. 나이를 계속 먹어가면서(30대까지는 괜찮았는데 40대가 되니 두려움이 확 생기더라구요) 원하는 생활상에 대한 그림이 있고 그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금전적인 부분이 필요한데 내 일로는 '원하는 생활 영위'가 어려운 건가?하는 생각이 들수록 포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더라구요. 포기해야 되나. 포기하고 싶은 건가. 포기하면 어떻게 될까.


Q. 그럼에도 계속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누구나 삶에서 자기를 지탱해주는 아이덴티티 지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게 '나의 재능으로 도움이 되는 존재'와 '콘텐츠 공유를 통한 기쁨과 성장'이라는 가치예요. 여기서 나의 재능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코칭에 쓰이는 감각과 콘텐츠(글, 그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구요. 자신의 재능을 잘 활용해서 돈도 벌고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어 이 일(스타일 코칭)을 하다 보니 이제 다른 일을 하는 능력이 떨어졌다고나 할까요. 직장인으로 어떤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많이 늦은 것 같구요. 포기해야 되나, 안되는 건가 하는 순간마다 어떤 일이 생겼어요. 강의 요청이라던가, 책 출간의 기회라던가, 고정 칼럼 제의라던가, 네이버 엑스퍼트 같은 협업이라던가 이런 일들이 생활 영위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커리어 확장에 도움이 되고 저는 세상이 저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는 기분이었거든요. '아직은 아니야. 조금만 더 힘을 내봐'라고 말이죠.


Q. 지금은 어떤 마음인가요? 약간 해탈한 듯한 느낌도 드네요.


A. 해탈보다는 사실 약간 '놨다'는 개념에 가깝구요. 전에는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이 강했다면 이제는 기존의 갖고 있는 걸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커졌죠. 뭔가를 억지로 해볼만큼 했는데 안 되면 억지로 해서는 될 일이 아니구나 하는 걸 깨닫지 않겠어요? 그래서 우선은 좀 놔둬 보기로 한 거죠. 그럼에도 불안하니까 뭘 자꾸 하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이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새로운 걸 한다고 불안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계속 상기시켜요. 예전에는 스타일 코칭이 나에게 안 맞는 옷이 아닐까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고민도 이제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해보는데까지 해보고 포기하지 않을 거면 수선을 통해 계속 나에게 맞는 옷으로 바꿔 나가는 것. 그게 지금의 마음가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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