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시간에 맞춰 탈의실에 도착.
341번이니까 탕 입구 근처구만.
옆옆옆 칸 아래에 초딩(한 3학년?) 꼬마가 있네.
락커 룸을 열고 가방을 집어 넣으니
꼬마가 날 쓸쩍 보고는 인사를 한다.
명랑발랄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오늘 첨 봄)
"어 안녕~" 이모?(엄마 뻘이겠지만 이모 정도로 절충하자)정도의 목소리로 대답해준다.
그러더니 갑자기 노래 부름.
가사가 있는 노래는 아니고 모음으로 이루어진 흥얼거림이었는데
성량이 좋네. 탈의실의 콘서트화.
그렇게 노래를 부르다 빨간색 수영복을 손에 쥐더니
큰 소리로 "새 옷 입어야지~!!" 하고 탕으로 달려간다.
그래. 너 새 옷 산 거 자랑하고 싶었구나.
'새 옷'의 신남이 너무 느껴짐.
인사, 노래, 다짐(으로 가장한 자랑)까지.
감정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내는 어린 아이들의 행동은 왜 이렇게 귀여운지, 피식 웃음이 났다.
저 초딩은 알까? 옆옆옆 칸 락커룸의 이모?에게
기분 좋은 기분을 선사했단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