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Jul 07. 2016

상처받지 않음을 선택하다.

상처 덧나지 않게 치료하는 법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난 분명 ~할 수 있는 이라고 썼다. 이건 능력이라는 이야기다.) 외모/스타일/자존감 고민 오프라인 상담 톡을 진행했다. 어느 누가 신청할까 생각했지만 6명이 신청했고(최대 신청인원이 6명이었다.) 5명이 왔다. 다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혹은 도도한 혹은 말끔한 사람들이었지만 각자 자기만의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고민상담 톡이라는 제목을 걸었고 라이프 코칭 스터디를 한 경험도 있었지만 내가 뭔가 해결책을 주기보다는 같이 모여서 당신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그렇다면 당신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성에 대해 우리 모두 힘을 보태볼까요?라는 취지가 강했다. 그런데 다행히 첫 모임에서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물론 이건 나의 추측) 힘이 되어준 것 같아 뿌듯했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상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관계에 있어서의 오해는 불가피하며 그 오해가 상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기에 타인의 행동에 너무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것이 내 정신 건강에도 좋을 터. 그것이 내 마음대로 되면 이런 모임에 올 필요도, 이런 모임이 생길 이유도 없다. 가족, 친구, 지인, 새로운 만남에서 상처를 받을 경우 어떻게 하면 좀 더 덜 아프게 회복할 수 있을까. 상처의 깊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엑스맨(자생 능력이 뛰어난)으로 사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나를 이루는 굳건한 요소들이 있다. 외모, 성격, 능력, 사교성, 언변 등 나를 이루는 요소 중에 어떤 건 굳건하지만 어떤 건 조금 연약하다. 상처는 바로 이 연약한 곳이 뚫렸을 때 생긴다. 그리고 연약한 곳은 작은 공격에도 잘 무너진다. 그래서 우리는 굳건하고 건강한 곳을 건드릴 때는 아무렇지 않지만 평소 보호막으로 잘 가렸다고 생각한 곳이 누군가의 한 마디에 뻥 뚫리는 순간을 잊지 못한다. 구멍이 생겼을 때 잘 아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대충 꼬맨 후 지내다 또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상처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도 한다. 그래서 상처를 바라보면 그 상처를 낸 사람이 밉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연약한 곳이 어디인지를 알게 된다.



타인에게 그러지 말라고 부탁할 수도 있겠다. 니가 뭔데 나한테 상처를 주냐고. 혹은 반대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그게 상처가 될 줄 몰랐다고 사과할 수도 있다. 상처를 잘 아물게 하는 빨간약의 한 종류다. 앞으로 또 생길지 모르는 공격에 대비한 적극적 예방 행위이다. 엑스맨처럼 손등의 칼심을 보여주며 내가 너도 아프게 해볼까? 하는 역지사지 공감 태세 훌륭하다. 허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상처를 잘 아물게 하는 빨간약의 두번째는 스스로를 엑스맨화하는 것이다. 제 3자에 의해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상처가 되었다면 그게 왜 나에게 상처인지 생각해보고 그 곳에 스스로 빨간약을 바를 수 있는 멘탈. 연약한 곳이 잘 아물어 굳건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나같은 경우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나 환경에서는 가급적 떨어지려고 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왜 만나?' '그런 곳에 왜 있어?'라는 극단적 처방을 내리고 싶으나 이건 나에게만 맞는 것이기 때문에 침을 한 번 삼키고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속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조금씩 조금씩 손등의 칼심을 키우며 상처받지 않음을 선택하라고 말이다. 반대로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나 마음 속에는 투시력을 간직한 채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와의 균형찾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