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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07. 2024

탓할 것인가, 덕볼 것인가

얼마 전에 우울감을 토로한 글에서 너무 자책한 것 같아 나에게 미안해졌다. 이렇게? 살고 있어서 좋아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살고 있다고 나를 탓하다니! 그래서 미안해진 마음도 달랠겸 내 탓이라고만 하지 말고 내 덕이라고도 하기로 했다. 새삼 덕의 의미를 찾아봤다.


1. 도덕적,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

2.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

3.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 네이버 국어사전


나이들수록 관성에 의한 관계보다는 의식적 노력으로 유지되는 관계를 선호한다. 그리고 그 관계는 덕과 무관하지 않다. 함께 있어서 기분이 좋은 것도 덕이며, 배울 점이 많은 것도 덕이며, 나의 가치나 자존감을 깨우는 것도 덕이며,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도 덕이다. 덕보고 싶은 사람이어야 관계가 유지된다. 여기서 덕은 ‘이익’보다는 ‘의미’에 가깝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이어야 함께 하고 싶어진다는 말이다. 고로 나를 탓하는 것은 내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을 일깨워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내 덕을 본다는 것은 나를 데리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삶에서 필요한 것이다. 법륜스님이 함께 사는 누군가가 짜증난다면 그 사람에게 덕보고(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있는 부분을 생각하라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다.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인간인지 생각해보고 완전무결하지 않다면 상대방의 덕을 찾고자 노력할 것. 그리고 내 탓을 하고 싶을 땐 내 덕 본 것도 생각하기. 우쭈쭈쭈쭈~ 이제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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