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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03. 2024

안정감의 안녕(bye bye~)

봄볕이 따뜻한 5월의 오전 베란다는 앉아서 책 읽기가 딱 좋다. 방에 들어가자고 코천이가 보채지만 않는다면 작업도 여기서 하고 싶은 심정이다. 집 근처에는 유치원이 있는데 웬만한 나무 높이보다 높은 곳에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아이들의 등원 광경을 조망?하게 된다. 자기 몸만한 가방을 메고 뚜닥뚜닥 걸어가는 아이들은 얼마나 귀여운가. 일부 아이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등원하지만 일부는 부모가 문 앞에 내려주고 인사를 한다. 어떤 부녀의 인사 소리. 나의 뇌가 소리쳤다. ‘이거 글감이야!!‘


아빠가 인사한다. “바이 바이~”

아이도 인사한다. “바이 바이~”

아빠가 또 인사한다. “바이 바이~”

아이도 또 인사한다. “바이 바이~”


그렇게 3번쯤 핑퐁 했을까. 아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아빠도 아마 차를 타고 출발했을 것이다. 많은 의미가 들어있는 ‘바이 바이’. 잘 다녀 오라고, 오늘 하루도 별 일 없이 보내기를, 자기를 보고 싶어도 잘 참기를. 뭐 이런 느낌일까. 하지만 가장 강하게 느낀 건 ‘곧 다시 만나’라는 안정감이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제의 ‘바이 바이’는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하고 강력한 것인가. 그 광경을 보는 나까지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베란다에서 책도 읽고 글감도 찾고 오늘은 아침부터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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