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발굽 신발
동생이 이 신발 어떠냐고 보여줬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유명한 말발굽 샌들. 윽... 내 미의식 밖에 있는 디자인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해줬다. '내 미의식 밖에 있는 디자인이지만, 트렌드세터들이 종종 신더라.' 찾아보니 패션쇼에서 선보인 건 무려 1989년. 이름은 타비 슈즈인데 알고보니 일본의 전통버선인 다비에서 유래한 디자인이다. 어쨌든 나의 미의식은 평범하기 그지없고 대중적이므로 말발굽이나 족발을 연상시키는 신발을 굳이 돈을 주고 사서 신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트렌드세터들은 일반인?들은 이해 못할 수준의 패션을 선보이고는 하므로 그들이 특이하다는 이유로, 시선을 끈다는 이유로, 정말 예뻐보여서 그 신발을 신으니(실제로 어울리는 사람도 있으니 패션의 세계만큼 유연한 분야도 없는 듯) 또 셀럽의 패션을 선망?하는 대중들은 '나도 한 번 신어볼까?'로 이어진다. 어찌되었든 엄지 발가락과 나머지 발가락의 사이를 떼어 놓아야 하고 또 이 신발을 신을 때는 맨발이 아닌 이상, 발가락 양말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나같은 실용주의자에겐 더더욱 너무 먼 그대이다. 착용감이 궁금하긴 하다. 플립플랍을 애용하는 1인으로 착용감이 약간 플립플랍과 비슷할 것 같긴 한데 미의식이란 것이 한 번 고착화되면 바꾸기 어려우므로 내가 말발굽 신발을 신을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임을 (요즘 자기확신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확신한다.
* 앞 코가 갈라진 타비 슈즈의 실루엣은 15세기 일본의 버선 디자인에서 유래했다. 발가락을 끼워넣는 일본의 전통 샌들 '게다'를 신기 위해서 앞 코가 갈라진 버선이 등장했다. 일본 전통사회에서 다비 버선으로 사회적 신분을 나타낼 수 있었다. 금색과 보라색 버선은 높은 신분을 의미했으며 평민은 파란색 다비 버선을 신었다. 일본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나 야마모토 요지 등 일본 디자이너에게 영감받은 마틴 마르지엘라는 1988년 런웨이에 코가 갈라진 타비 부츠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화려하게 패션계에 진출했다. - 2020.10.02 머니투데이
전문: https://v.daum.net/v/ARnWVoVE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