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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걍팍하다. 강퍅하다. 강팍하다.

by 이문연

문제)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알맞은 것을 고르시오.

1) 걍팍하다.

2) 강퍅하다.

3) 강팍하다.

어제 갑자기 '걍팍하다'가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걍팍하다가 맞는지 강팍하다가 맞는지 헷갈려서 검색한 건데 결론적으로는 둘 다 틀렸다. 답은 '강퍅하다'였다. '퍅'이라니...'걍'도 발음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퍅'이 들어가는 단어가 몇 개나 될까. '강팍하다'는 강퍅하다의 비표준어였다. 고로 나는 오답을 두 번이나 고른 셈. 하지만 이로써 정답을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더 잘 된 셈이라고나 할까. 이제 어디가서 확실히 잘난 체를 할 수 있다. 너 왜 이렇게 강퍅하니?!! 퍅을 잘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다. 이렇게 잘난 척을 할 수 있는 단어가 몇 가지 있는데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단어들이 그렇다. 금세(금시에)가 그렇고, 사달이 그렇다. 그럼에도 종종 헷갈려서 찾아보면 잘못 쓰고 있는 단어를 발견한다.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단어 중에 결제와 결재가 있는데 검토/승인 받는 건 '결재'이고, 금전거래시 사용하는 건 '결제'다. 동네 빵집에서 가게 문에 큼지막하게 'OO 결재됩니다.'라고 적어놨었는데 이야기해주고 싶어 혼이 났다. 이처럼 틀린 단어를 찾는 건 나에게 하나의 재미다. 바로 알게 되는 것도 재미고, 나의 무식함을 알고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재미다. 그래서 이렇게 단어에 집착하나보다. 삶에 재미가 없어서 어떤 재미라도 찾으려고.

* 알아본 결과 괴팍하다의 팍과 강퍅하다의 퍅이 같은 한자였다. 원래는 퍅이라는 한자어인데 괴퍅하다가 발음하기 어렵다 보니 괴팍으로 바뀐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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