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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일기] 100-11. 왜 고객이라고 썼을까?

by 이문연

지하철에서 심심한 나는 이것저것을 구경한다. 지난 번에 불편 문자 신고를 처음으로 해봤는데 에어컨이 바로 나오더라. 그리고 안내 문자도 따로 온다. 안내 문자에 고마움(이러한 사소한 행동이 나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이힛)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 내 눈에 띈 것은 지하철 창문에 붙어 있는 안내 문구. [약한 냉방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차량입니다.] 영어로는 Car for passengers who wnat weak air conditioning.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이가 드니 언어가 곧 사고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근로자분들이 대중교통 이용객들을 서비스하는 마음일지라도 승객을 고객이라 칭할 필요는 없다. 승객은 승객으로 표현해도 충분하다. 영어로는 passengers라고 적어 놓고 한글로는 왜 '고객'이라고 썼을까. 찾아보니 2015년에 쓴 어느 블로그의 사진 속 안내문구에는 Car for customers who wnat weak air conditioning. 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지하철 호선별 안내문구도 조금씩 달라 보였다. 영어는 고객에서 승객으로 바뀌었지만 한글로는 여전히 고객인 상황. 저 문구를 보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고객'으로 느끼진 않겠지만 구매자를 존대하고 높여 부르는 어휘이니만큼 승객으로 바꾸면 어떨까 한다. 물건을 사는 손님과 탑승하는 손님은 엄연히 다른 의미니까.

* 뭔가 어울리지 않게(?)[6] 공공부문에도 고객 개념이 존재하며 국가행정기관에서도 고객관리 내지 고객만족도 제고가 업무 중 하나로 들어가 있다.

이를 민간부문의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와 구별하여 정책고객관리(또는 정책고객서비스)(Policy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라고 한다.

조직상 아예 "고객"이라는 문자가 들어간 예로 고용노동부고객상담센터(고용노동부 소속 책임운영기관), 특허청 정보고객지원국(특허청장의 하부조직)이 있고, 그 외에도 고객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부처들이 있다.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A%B3%A0%EA%B0%9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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