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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세상의 모든 코카(콜라 아님)

500자 글쓰기

by 이문연

한 번 기절한 이후로 부쩍 나이든 티가 나는 코천이. 12살이라 아직은 몇 년 더 산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노령견에 들어섰음을 체감 중이다. 여름에는 늘 피부때문에 고생인데 가을이 되면 나을 거라고(여름에 2회, 초가을에 1회 먹었다) 피부약을 안 먹고 버티다가 귀병이 심해져 다시 약을 타왔다. 올 가을은 비가 많이 와서 습한 것 때문인지 코천이의 피부가 나을 생각을 안 한다. 스테로이드 때문에 가급적이면 피부약을 먹이고 싶지 않지만 너무 긁어대고, 더 심해지는 피부를 보면 진퇴양난이 바로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테로이드를 먹이면 부작용이 걱정되고(기절했을 때도 과호흡때문이었는데 스테로이드 부작용 중에 과호흡이 있다) 그렇다고 안 먹이자니 피부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게 보이고. 올 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약을 타오긴 했는데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우리 동네에는 코카스파니엘이 잘 없다. 그래서 산책하다 만나면 이상하게 기쁘고 그래서인지 탄천 산책을 하면 예전에 코카를 키웠던 분들이 그렇게 말을 거셨다. "지금은 무지개 다리를 건넜는데 코카를 보니 우리 강아지가 생각나네." 예전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던 일들이 코천이가 한 번 아프고 나니까 나도 산책하는 코카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내가 하루종일 집에 있을 때는 건강했는데 일을 시작하고 나서 부쩍 트러블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나이들어서 그렇다는 게 가장 합리적이긴 하지만) 이번 약이 마지막이길 바래본다.




#500자글쓰기

#코카스파니엘

#강아지피부병



* 작심삶글 카페에서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미니북 쓰기 10주 과정을 진행합니다.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글초보 분들,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은 분들,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와 인생을 한 번 돌아보고 싶은 분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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