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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Oct 24. 2018

첨부터 종이책은 아니었어 #6 디자이너부터 찾자!

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첨부터 종이책은 아니었어(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6 디자이너부터 찾자!


전자책의 경우는 디자인이라고 할 것이 없었다. 

디자이너에게 맡기면 고퀄의 표지와 내지를 만들 수 있었지만

전자책 출판사 대표님과 나는 그 정도 투자를 할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래서 표지까지 작가(라 쓰고 '나'라고 읽는다)가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전자책을 발행했었다. 


그런데 종이책은 한 번 내는 거 좀 잘 내고 싶었다. 

그래서 과감히 디자인에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평소 알고 있던 독립잡지 [언니네 마당]의 편집자분께 부탁을 드렸다. 

종이책 자비 출판을 할 예정인데 아는 디자이너분이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그래서 디자이너 분을 소개받았고. 내지와 표지 디자인에 돌입했다. 


개인 코칭을 하기 때문에 나 또한 개인 코칭비를 받는 순서가 있다. 

기본비용을 우선 받고 코칭이 모두 끝난 뒤에 정산을 해서 추가 입금을 받는다. 

원래 기본비용이란 것이 없을 때는 나도 모두 후불제로 받았다. 

코칭이야 금액의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후불제로 받는 것이 편했다. 

그런데 디자인 비용은 내지와 표지 합해서 정해져 있더라. 

후불제라고 하셨는데 작업 기간이 2개월 정도 걸릴 거라 생각했기에 

50% 입금을 하고 작업이 다 끝나면 50% 정산을 하기로 했다. 


가끔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를 '회사'로 키울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러면 나는 '아직은 없다'라는 대답을 하는데 이유는 혼자 일하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타인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은 규모가 있는 일을 도모하기에 좋지만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는 일이다. 업무적으로 엮일 경우 단발성이라면 몰라도 

의견 조율을 하는 것과 트러블 발생시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전문가는 의뢰인의 니즈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구현해내는 사람이다. 

하지만 의뢰인 또한 자신의 니즈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에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이 늦어질 경우(80%는 그렇지 않을까)는 위의 2가지가 잘 안 될 때이다. 

의뢰인이 자신의 니즈 혹은 원하는 바를 모르면서 구현해달라고 할 때.

전문가가 의뢰인의 니즈 혹은 원하는 바에 대해 감을 못 잡아 엉뚱한 것을 구현할 때.


일이 잘 될 경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이 진행이 될 때이다. 

자신의 니즈 혹은 원하는 바를 모르는 의뢰인이더라도 전문가가 그걸 알아채서 혹은 더 나은 것을 구현할 때.

전문가가 니즈 혹은 원하는 바를 구현할 때까지 설명하고 전달해서 구현하게 만드는 의뢰인일 때. 


이러한 것들을 염두하고 디자이너분과 이야기를 했다. 

자칫 내 설명이, 내 요구가 디자이너분의 창의력(좀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차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에 

제약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는 기다렸고,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 싶을 땐 내 의견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달라는' 그 마음을 싫어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면서도

일처리에 있어서만큼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했으면 좋겠는 고약한 심보를 발견한 경험이기도 했다. 

전문가는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 마음도 있지만 대부분의 일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꾸준한 의견 조율과 트러블이 생겼을 때 그것을 잘 해결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결과적으로 내지와 표지는 모두 만족스럽게 나왔다. 

디자이너분에게 더 요구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까?

모를 일이지만, 그것은 나라는 의뢰인의 능력에도 달린 것인지라.


* 이 글은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종이책 자비출판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 책 정보가 궁금한 분들은 이 곳으로 

http://stylecoach.kr/221379222447 


첨부터 종이책은 아니었어(300권 자비출판 제작기)


1. 혼자하는 글쓰기의 시작

2. 글쓰기 최적화 인간

3. 적은 인세의 맛

4. 새로운 시도, 통합본

5. 종이책으로 만나고 싶어

6. 디자이너부터 찾자!

7. 크라우드 펀딩의 시작

8. 출.알.못의 인쇄사 방문

9. 400만원짜리 경험

10. 판매, 세상에 내보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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