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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r 20. 2020

불혹어 사전(7) 닮다

[닮다]


* 표준국어대사전

사람 또는 사물이 서로 비슷한 생김새나 성질을 지니다.


* 불혹어 사전

나이들 수록 알게 되는 내가 가진 엄마, 아빠의 모습


* 불혹의 말

20대 때는 '문제점'에 대해 항의하는 아빠의 모습이 싫었다. 다른 이웃들은 다 가만히 있는데 아파트가 울리도록 큰 소리를 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으며 경찰서에 전화해 시정을 요구했다. 20대 때는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냥 아빠는 일을 하셨고 아빠의 권위에 맞서는 행동을 하면 불같이 화를 내셨다. 그런데 30대가 되고 내 일을 시작하면서 아빠의 집요함과 철저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깨닫고 있다. 건설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기꾼들을 만났고 그 때마다 소송으로 승자는 없지만 마땅한 '응징'을 하는 것에 주점함이 없었다. 가족들이 뭐라 하건 20년 동안 사업체를 운영해온 철두철미한 성격을 40살이 된 나는 존경한다. 그리고 집요함과 철저함을 닮지는 않았으나 하고 싶은 일을 밀어 붙이는 고집스러운 면은 아빠를 닮은 것 같다. 그것만 아빠를 닮은 것 같다;; 엄마에게는 패션 센스를 닮은 것 같다. 엄마는 아가씨 때는 참 멋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아빠를 만나 4명의 아이를 낳으면서 60살이 넘고 나서야 자기답게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엄마는 '스타일 코칭' 일을 하고 '스타일 칼럼'을 쓰는 딸을 신기?해 하면서도 만나면 새로 산 옷에 대해 컨펌 받는 것도 잊지 않으신다. 싫든 좋든 나에게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있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현하느냐는 나의 몫. 불혹이 되니 조금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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