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안쪽 깊숙이 자리한 작은 나무 조각 하나.
이불 속에 혼자 뒤척일때, 식어버린 커피 한모금을 마시려 손으로 머그잔을 드는 동작을 할 때, 말을 하다가 어떤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양팔로 허우적 거릴때, 지하철 요금을 결제할 때, 사람들 앞에서 온종일 가면을 연기하다가, 혼자 돌아온 원룸 현관 턱에 앉아 그리움에 눈물을 훔치며 신발을 벗을때.
그 작은 조각 하나가 피부에 작은 상처를 냅니다. 흔적을 만듭니다. 상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샤워를 하고 물기를 닦은 뒤 피부를 쓸어내려보면 일정하지 않은 선들이 미미하게 느껴집니다.
‘보고 싶다.’
손을 잡아채서 자신의 가슴 위로 나의 손을 포개었다. 작은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싼채.
그 포근하고 따스한 부드러움. 고요함.
“잠깐만 이렇게 있어요. 잠깐만.”
“만약 다시 살수 있다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매번 지난 사랑을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런 말도 이어가지 못합니다. 그립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지만, 그리운지를 묻는 것은 아무에게나 할 수 없으니까.
잘 먹고 잘 자는 연습이 필요해졌습니다. 가장 평범한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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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진_나는 방을 감추는 사람입니다
초라한 플라스틱 원탁에 앉아 울더라. 그가 울고있는데 울고있는 그는 앞에 앉은 나는 보이지 않는 듯 하더라.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그의 시선은 조그만 잔에 담긴 술에만 집중되어 있더라. 사람이 주지 못하는 위로를 그 한잔 술에 구하려는 것처럼..
그러나 결국 허한지 울기만 하더라.
....
그런 장면을 보다 나도 한잔 술이 그리워서 아니 한잔 술 나눌 이가 그리워서 니 생각이 나더라. 친구가 필요해서 불러냈다. 그리 나와줘서 고맙다.
....
특별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 믿고 남들 눈에 흔하고 눈길 가지 않는 것에 나는 귀이 여기며 살면 되겠다 싶어
선택한 나의 삶의 기준들이 흔들리는 일이 잦다.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지만 그 공평에서 밀려난 자들도 있다.
그것을 교훈으로 받들고 모든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안 후에 들이닥치는 가혹함이 섭섭치는 않았지만, 그 시간을 견디는 타인을 보는 일엔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어쩌면 그 사람의 시간에 아무런 보탬이 될 수 없는 자신을 책망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편사랑을 하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오죽했을까. 그들은 그 시간을 어찌 무엇으로 견뎌내고 있을까.
오늘 본 그처럼 허망히 무언가에 자신를 내던져 버리고 있진 않을까. 가여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