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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미 Jul 24. 2020

이,, 이익!! 이 얄미운 사람!!

몇 년 전, 상해로 출장 갔을 때 우리 일행은 고작 3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짐이 너무 많아 택시를 나누어 타야 했다. 목적지는 차로 겨우 5분 거리의 호텔. 가깝기도 하고 꽤 큰 호텔이라 이름만 듣고도 택시 기사님들은 어딘지 바로 알았다.


차장님을 먼저 태워 보내고 나와 다른 분이 그다음 택시로 출발했다. 그런데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차장님이 30분이 넘도록 돌아오질 않았다. (혹시 몰라 호텔 명함을 줬는데도 불구하고) 아, 설마. 차장님을 태우고 빙글빙글 돌고 있나.


'어디세요?'

'나도 몰라.. 기사님이 나랑 드라이브하고 싶으신 듯.'


이게 말로만 듣던 택시 바가지? 이대로 당할 수는 없어 그동안 배운 중국어를 조합해 머릿속에서 열심히 따질 말을 준비했다. 그리고 40분이 넘어서야 수척해진 얼굴의 차장님이 호텔 앞에 도착했다.


"기사님! 거기서 여기까지 5분이면 오는데 40분이라니요! 우리 길 다 아는데!"


그런데 아뿔싸! 출장을 위해 급하게 배운 비즈니스 중국어는 이 상황에서 쓸 데 없이 너무 공손하다. 날카롭게 따지고 싶은데 생각나는 표현은 '고려해주시겠습니까?' 따위의 존중체뿐이다. 이런 말이 먹힐 리가 없다.

 

'뭐 어쩌라고? 내가 뭘? 돈이나 내놔!' 이런 태도에 열이 받은 나는 내가 배운 말 중에 가장 나쁜 말을 고르고 골라 한마디를 했다.


"이,, 이익!! 이 얄미운 사람!!"


그날 저녁 상해 야경으로 화를 삭였습니다.


P.S. 말이 안 통하니 싸움이 성사되지는 않았고 결국 택시비는 조금 깎아줬습니다.. 


* 특정 국가에 대한 특정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런 일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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