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무슨 센터가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도시재생지원센터부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자원봉사센터, 현장센터, 자활센터, 어촌센터, 귀농귀촌센터, 6차산업센터, 가족센터, 활성화 센터, 청소년센터, 복지센터....
그러고 보니 읍면사무소도 행정복지센터로 명칭이 바뀌었다. (나와 내 주변인들은 아직도 면사무소라고 부르지만....)
센터
center .. 중앙이라는 뜻인데.. 뭐 다 중심이라는 것인가
느낌은 마치... 슈퍼마켓이 정말 커다란, 말 그대로 super 가 아니라 그냥 상점을 통칭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린 것처럼 센터도 사무실 있고 뭔가 일을 하면 다 센터라고 하는 것 같은 모양으로 바뀌었다.
군 단위 지역은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인구 절벽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를 들여다 보면 지역이 좀 보인다. 어느 순간부터 시군단위 인구 수부터 검색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아~인구가 이 정도 라서 요즘 이런 정책을 하는구나' 라고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아마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의성”이라고 하면 다들 의성 마늘, 컬링 등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지역개발을 하는 사람들은 인구절벽에 따른 의성의 청년정책을 떠올린다.
이렇게 인구 문제를 중심으로 지역을 보다 보면 다양한 센터들이 눈에 띈다.
모두 사람을 위한 센터들이다.
그 중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와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서 활동해 본 나는 사업들이 주민의 삶의 질 증대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 안에는 인구 증가를 고민해 본 흔적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구 증가가 안되면 감소만이라도 막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마을만들기는 ‘마을 주민이 잘 살자’라면 도시재생은 ‘우리 도시를 잘 살게 하자’ 라고 구분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 일반인이 보기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른다. 모두 주민공모사업이라고 하여 보조금으로 동아리들이 활동해 보는 사업을 펼치며, 교육을 하고 영상작업을 하고, 마을해설사를 하고, 가드닝, 목공, 아카이빙 등을 비슷한 일들을 하니 구분이 안가긴한다.
오죽하면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전화가 왔다. 마을부녀회장인데 마을을 위해서 공모사업을 하고 싶은데 마을만들기 센터로 전화했더니 읍 지역에 사니까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문의하라고 했단다.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마을만들기사업은 대부분 마을단위로 운영되지만, 도시재생사업은 쇠퇴도에 따른 구역을 정해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읍 지역이라도 해당이 되는 구역이 있고 아닌 구역이 있다. 그런데, 읍 단위 마을이니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문의하라니..
전화속의 민원인은 전화를 여러 번 돌려서 통화되는 상태라 무슨 이야기를 해도 일단 화가 나 있다.
뭐.. 어쩌랴... 가이드라인을 말해주는 수 밖에..
전화를 돌린 친구에게 말하고 싶었다.. 읍지역 마을이면 마을만들기사업에서 농림부 중심지활성화 사업은 왜 하는 것 같냐고. .공부 좀 하라고..그리고 이렇게 주민에게 불친절한 안내가 중간지원조직이, 센터라는 곳에서 할 일이냐고..
중간지원조직은 행정과 민의 중간이라면 공부를 해야한다. 행정의 칸막이를 없애기 위해 만들었다지만, 행정의 칸막이는 그대로 내려와 있고, 우리꺼만 매달려 있는게 맞는지 스스로 공부를 해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올해는 자원봉사센터와 가족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함께 연계할 사업을 찾기로 했다. 조그만 소도시에서 너네 센터 따로 우리 센터 따로 하기에 그 소속 인원이 매번 그 사람이 그 사람인지라 센터들이 연합해서 뭔가를 해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말 일을 센터처럼 하는지 고민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