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의 뒷면
테이블, 의자, 책상, 서랍장 ... 많고 많은 가구 중에 안경과 가장 닮은 것은 의자라고 생각한다. 몇몇의 구조들이 하나의 '판'을 지탱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의자에서는 좌판이, 안경에서는 렌즈가 판에 해당된다. 책상도 서랍도 따지자면 해당되지만, 늘 신체에 닿아있다는 점이 의자와 안경이 가장 닮아있다. 의자는 엉덩이가 닿는 부분이 편하기 위해서 곡선을 주거나 쿠션을 배치한다. 안경은 코받침과 다리의 팁부분이 그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안경의 뒷면에 있어 여지껏 무관심 했을 수 있지만, 보다 편안하고 싶은 우리 얼굴을 위해 피부와 항상 닿아있는 이 코받침에 대해서 알아보자.
플라스틱
로이드라고 불리는 가장 대표적인 플라스틱 코받침이다. 덩어리로 붙어있어 따로 피팅할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품에 따라 간혹 누군가의 코에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위의 왼쪽 제품은 코받침이 높게 솟아있다. 이는 비교적 코가 작은 아시아인들을 위한 아시안핏이다. 오른쪽은 코받침이 거의 없을 정도로 낮은 유로핏. 뿔테를 수출하는 브랜드는 보통 두가지 버전이 있다. 3년전에 '유로핏'이라는 용어가 마음에 들어 광대에 걸치고 다녔다. 적응되니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진짜다. 어떻게든 착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코가 유난히 높은 사람들이 아시안핏을 쓰면 안경이 눈에서 멀어져 시야에 테가 더 많이 보인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시야가 좁아지고, 원래 프레임이 의도한 눈-렌즈의 각도가 어긋나 불편하다. 한번쯤 불편하고 싶다.
금속 (a.k.a코기둥)
이 형태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작년부터 한참 유행하는 얇은 금속테에 용접되는 금속 코받침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금속부분은 '코기둥'이라고 불린다. '코받침'은 위 사진의 투명한 실리콘 부분이다. 코기둥과 코받침의 조립방법으로 1.나사조립 2.클립 3.푸쉬 세가지가 있다. 나사조립은 드라이버 하나만 있다면 코패드를 언제든 갈아끼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립은 흔들림 없지만 한번 빠지면 공구없이 고정하기 어렵다. 푸쉬방식은 밀어 넣는 방식인데, 넣기 쉬운만큼 빠지기도 잘빠진다. 보통 실리콘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밖에 티타늄이나 소뿔, 자개로 만들기도 한다. 피부의 온도를 즉각반영하는 소뿔패드가 고급이라지만 개인적으로 착용감은 역시나 실리콘이 제일 말랑말랑하니 좋다. 그중에서도 에어코받침이 갑 오브 갑이다. 착용감을 중요시 여기는 분들은 구매처나 안경원에 가셔서 에어코받침으로 교환서비스를 받아보길 바란다.
브릿지일체형
작년부터 찾는 사람이 많아진 스타일이다. 윤식당의 윤여정 선생님이 끼셨던 브랜드에서 이 브릿지로 된 안경이 많이 나온다. 아마 그때부터 찾는 사람이 많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정작 그건 일반 금속 코기둥 모델이었지만... 그리고 유아인 배우가 이 형태의 모델을 착용하고 시카고타자기에서 정말 nice fit을 보여주었다. 나도 덩달아 사고 싶었지만 내 콧등에 감싸내려앉은 느낌이 신경쓰여 아직 보류 중이다. 코에 닿는 부분에 실리콘이 있어 좀더 편안한 모델도 있지만 내 콧등은 생각이상으로 예민했다. 언젠가 꼭 도전하리라.
누가 그림쟁이는 그림자까지 그린댔다. 안경 만드는 사람들은 뒷면도 하나하나 공들인다. 너가
안경을 쓴다면 끝까지 봐두자. 훨씬 만족스런 안경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정성택
이 글의 모든 사진은 아이웨어편집샵 토탈선글라스의 상세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